장이 약한 사람의 위·대장 건강 관리 방법 모아보기

최근 내 위장 관련한 글을 읽어주신 독자 분께서 방명록에 글을 남겨주셨다.

티스토리는 특성상 구독 품앗이를 하지 않는 이상 댓글이 잘 달리지 않고 방명록은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최근 네이버 검색 유입이 많아서 그런지 방명록을 작성해주시는 분이 두 분이나 계셨다. 글을 잘 읽었다는 말에 기뻤고 참 감사한 일이었다.

그 중 한 분이 나와 같이 장이 약하신 분이어서 나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주셨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답변을 달았다. 그런데 문득 이 답변 내용을 글로 남겨두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후 OSMU를 실천해야지.

그래서 어떻게 쓸까? 고민을 하다가 답변 내용을 그대로 쓰는 것보다는 조금 정리해서 내가 이 타고난 약한 장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러니까 어떻게 장을 관리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관리 방법과 관련해서 쓴 글이 있다면 링크를 달아두면 괜찮겠다는 생각까지!

그럼 장이 약한 사람의 위·대장 건강 관리 방법을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으로 적어보겠다.

내가 장이 약하다는 것 자체로 스트레스 받지 말기

이건 최근 깨달은 것인데, 내가 장이 약해서 음식을 먹으면 탈이 쉽게 난다고 해서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얼마 전 또 장이 안 좋은 시기가 있었다. 딱히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것 같지도 않았는데 설사를 계속 했다. 그래서 짜증이 났고 식사를 할 때마다 예민해졌다. 이거 먹고 또 설사하는 거 아니야?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화가 났다. 아 어차피 또 배 아플거 또 설사할 거, 먹을 때 맛있게 먹자. 먹고 싶은 거 뒷 일 생각하지 말고 맛있게 먹자! 생각을 했고 어이 없게도 그렇게 마음을 바꾸고 나니 설사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먹지는 않았다. 애초에 장이 약한 것은 맞으니 과하게 자극적인 음식은 먹지 않는다. 나는 엽떡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좀 매운 음식을 배달 시키더라도, 예를 들어 마라샹궈를 시켜 먹더라도 0단계 맵기를 선택한다. 

아무튼 이 일을 겪고 나니까 아 스트레스 자체로 장 운동에 영향을 받는구나 싶었다. 그러니까 스트레스 자체를 받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 거다. 뭔가에 의해 스트레스 받음 -> 내 약한 부분인 장에 영향을 받아 아픔 -> 장이 아픈 걸로 스트레스 받음 -> 장이 계속 아픔 -> 스트레스 받음 이 굴레에 되도록이면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뭔가에 의해 스트레스 받음은 사실 없앨 순 없으니, 적어도 아 나 별 것 안 먹었는데 왜 설사하지?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내가 뭔가 스트레스 받았구나를 인지하고 평온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거다.

땀 흘릴 정도의 운동 꾸준히 하기

장이 약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소화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그걸 운동으로도, 특히 땀 흘릴 정도의 운동으로 보조해줘야 하는 것 같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땀 흘릴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할 때는 속이 상대적으로 평온했다. 전에 실내 자전거 한달 후기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특히 땀 흘려 운동을 꾸준히 해선지 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어디서 봤더라. 승마 선수들은 위장 질환이 없다던가? 하도 말 타면서 다그닥다그닥 위 아래로 흔들려서 위장 운동이 잘 되서 그런거라고 (ㅋㅋㅋ) 그런 걸 생각하면 운동이 도움이 되는 게 맞아 보인다.

요즘 솔직히 운동을 좀 게을리 하고 있다. 그래서 장이 좀 안 좋아졌나 싶기도 해 반성하게 된다. 오늘은 실내 자전거 타야지 😉

야식 먹지 않기

먹더라도 그나마 가벼운 걸로 먹기. 결혼 후 초반에는 거의 매일 야식을 먹었던 것 같다. 당연히 술도 함께.

그런데 야식을 먹고 잔 다음 날 새벽만 되면 배가 찢어질 것 같이 배가 고팠다. 처음에는 왜 그런지 모르다가 나중에 그게 위장에는 좋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유를 검색하다가 위산이 과다 분비 되는 거라고 했나.. 아무튼 위장을 저세상으로 보내는 지름길 같이 느껴져서 최대한 야식을 자제 한다.

그리고 대부분 술을 저녁에 먹다보니 비슷한 결이라 함께 적자면, 빈속에 술 마시지 않기, 안주로 매운 거 되도록이면 먹지 않기, 매운거 먹게 되면 중화할 수 있는 것과 함께 먹기, 술 마신 다음 날 식사는 속 편한 것 위주로 먹기를 실천하고 있다.

야채 샐러드 먹기

이전에 위·대장 건강에 좋은 건 야채 샐러드인가 하는 글을 적은 적도 있다. 야채 샐러드를 챙겨 먹었더니 속이 너무 편안했던 거다. 

지금도 야채 샐러드를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매 끼니 마다 먹으면 좋겠지만 삼시세끼 챙겨 먹는 것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라.. 그래도 확실히 효과는 있어서 못해도 양배추만이라도 채썰어서 샐러드로 혹은 식재료로 먹고 있다.

내 생각에는 식이섬유 자체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특히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다고 했을 때, 그냥 자극적인 것만 먹으면 100을 먹는다 치면 샐러드랑 곁들여 먹을 때는 자극적인 음식 70 샐러드 30 이런 식으로 먹게 되니 자극적인 걸 덜 먹게 되어 효과가 있는 것도 같다.

한식 백반, 제철 음식 먹기

이유는 내가 먹고 자란 음식이 한식 위주였어서 그런지.. 한식을 먹었을 때 속이 가장 편해서다. 예를 들어 청국장, 비지찌개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제철 음식에 그 계절에 맞는 영양소가 많다고 해서 제철 재료로 음식을 해 먹으려고 노력한다. 

나에게 잘 맞는 보양 음식 알기

특히 장의 상태가 안 좋을 때 먹기 위해서다. 사람마다 잘 맞는 음식이 있을텐데, 나의 경우 닭고기, 계란, 버섯 같은 것들이 그렇다. 속이 편하면서도 보양이 잘 된다고 느낀다. 그래서 나에게 잘 맞는 보양 음식이 뭐가 있는지 알아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장이 안 좋을 때 닭죽, 들깨버섯볶음, 계란찜 같은 것들로 식사를 하곤 한다. 배 아픈데 뭐 먹을 수 있지 생각하는 것도 짜증이 나니 미리 대비책으로 들고 있으니 좋다.

위장에 도움되는 영양제, 소화제 먹기

영양제쟁이가.. 이걸 마지막으로 꼽다니..? 내 스스로도 어이가 없긴 하지만, 적다보니 앞서 말한 것들이 선행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렇다고 영양제 먹는 것이 별 도움이 되지 않냐면, 그렇지는 않다.

내가 지금 위장 관련해서 먹고 있는 영양제는 유산균, 양배추즙, 소화효소다. (프리바이오틱스 중 하나인 FOS도 먹었었는데 최근 속 안 좋아서 FOS를 아침 저녁으로 먹었다가 부작용을 겪고 무서워서 쉬고 있다 😥)

유산균 한 알과 양배추즙 한 포는 아침 공복에 먹고 소화효소는 식사 중간에 한 알 먹는다. 그런데 소화효소는 매번 먹지는 않고 소화력이 떨어졌을 때, 소화가 잘 안될 것 같은 음식 먹을 때만 먹는다. 또 속이 유난히 안 좋거나 술 마시기 전후로 양배추즙을 추가로 먹기도 한다.

그럼 영양제를 무얼 먹었을 때 효과가 가장 좋았을까? 그건 유산균과 FOS 조합이었다. 아침 공복에 유산균 한알, 저녁 식사 후 FOS 한 티스푼 이렇게 먹었을 때 배가 정말 꾸룩거리는 것 없이 세상 조용하고 변도 잘 보았다.

이렇게 효과가 좋았는데 왜 마지막으로 꼽았냐면, 영양제만 챙겨먹는다고 좋은 컨디션이 유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들이 잘 선행되어야지 유지가 되었다.

그리고 유산균도 자기 몸에 맞는 게 따로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랫동안 먹던 캘리포니아 골드 유산균 다 먹으면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볼 예정이다. 

영양제쟁이다 보니까 앞서 말한 영양제 말고도 꽤 다양한 영양제를 먹고 있다. 그런데 장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위장 영양제 말고는 다 쉬어간다. 소화도 제대로 안되고 있는데 뭐 영양제가 얼마나 흡수가 잘 될까 싶기도 하고 영양제 먹을 때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소화력이 떨어질 때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부담이다. 

그리고 소화제. 예전에는 되도록이면 소화제를 먹는 것을 피했다. 그런데 그게 능사는 아니라는 걸 깨닫고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는 소화제를 먹고 있다. 집에 위생천 같은 액상형 소화제를 항상 구비해두고 있다. 또 속 쓰릴 때 먹는 제산제, 설사할 때 먹는 지사제도 상비약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고 있다.

평생 관리한다 생각하고 살기

내가 갑자기 우리 남편처럼 타고난 장 건강을 갖게 될리는 없다. 나는 아무래도 외가의 유전 영향도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좋게 생각하면, 오히려 꾸준히 관리하며 사는 사람이 더 건강하게 살 수도 있다. 그러니까 앞서 말한 것들을 지켜가면서 평생 관리한다 생각하고 사는 게 마음 편한 것 같다. 어쩌겠어. 장이 약한 게 타고난 것을! 

장이 약한 세상 사람들! 우리 그냥 평생 관리한다 생각하고 삽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