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니들 시술로 5년 넘게 달고 살던 손목 결절종(물혹) 제거 2년 후기

※ 바늘 자국 못 보시는 분들 주의 요망

반갑지 않은 손님, 손목 결절종

직장 생활을 2012년에 시작하고 한 1~2년 지났을까?
나는 손목 물혹 혹은 손목 결절종이라고 부르는 것을 달게 되었다. 오른쪽 손목에서 손으로 뻗쳐나가는 통로 구간에 생겼고, 보통 이런 물혹은 양성 종양으로 위험한 혹은 아니다. (이하 물혹이라고 표현하겠다.)

이 물혹 안에는 젤라틴 같이 끈적이는 액체가 들어있다. 이 물혹은 특히 손목관절의 손등 부위에 흔하게 생기는 혹이라 통증이 있지 않다면 크기 경과만 지켜봐도 된다.

하지만 나는 통증이 있었다.
손목을 과사용하게 되면 물혹 주변의 손목 관절이 뻣뻣하고 뭔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느낌? 손목을 안 쓰면 되겠지만 일상생활에서 손을 안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일단 업무시간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와 마우스를 쓰니 여기서부터 이미 과사용이다. 마우스를 버티컬 마우스로 써보기도 했지만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

또 손목을 꺾을 때 통증이 컸다. 바닥에 앉았을 때 손을 뒤로 해서 지지하게 되는데, 이 동작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각종 운동에도 제약이 많았다. 요가, 소도구 필라테스와 같은 손으로 지지하는 동작이 많은 운동이 특히 그랬고,
배드민턴도 치기 어려웠다.

손목 물혹 위치. 꺾으면 저렇게 볼록 올라왔다.

누가 이 물혹 좀 없애줘요!

그래도 일상 생활은 가능하다보니 그 혹을 달고 적어도 5년 넘게 살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물혹을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고, 나름대로 병원을 이곳 저곳 많이 다녔다.
수부질환을 보는 정형외과의원 여러 곳, 한방 침을 놔주는 한의원 등등

그리고 너무 답답해서 손목 MRI까지 촬영해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보기도 했다.
제거 수술을 하는 게 좋을지 물어보았지만, 의사선생님의 말씀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했다.
수술을 한다고 해서 영구 제거되는 것이 아니고, 이런 물혹은 재발율이 워낙 높다.
또한 최대한 절개를 적게 하기는 하겠지만 흉터가 남을 수 밖에 없다라고 하셨다.

이렇다보니 그다지 좋은 선택 같지는 않았다.
분명 불편하고 통증이 있지만, 그렇다고 이 통증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겠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렇게 그냥저냥 또 살았다.
통증이 심할 땐 손목을 꺾지 않기 위해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기도 하며.

제일 잘 썼던 손목 보호대

건니들 시술을 권유 받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둥지를 튼 곳에 2년 전 조금 큰 동네 정형외과가 생겼고,
수부질환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어 한번 가보게 되었나? 아님 다른 진료를 보고
괜찮아서 내 손목도 좀 봐주시오 했는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쨌든 수부질환을 잘 보시는 의사선생님께 진료를 받았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건니들 시술을 권유했다. 요즘에는 좀 알려졌는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생소한 시술이었다.

나름 손목 관련 정보는 많이 찾아봤다고 생각한 나도 몰랐으니까.

건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일단 시술 예약을 했다.
조금 생각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게 일주일 뒤로 날짜를 잡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건니들에 대해 찾아보니, 건재활의학과?라는 곳에서 개발한 시술 같았다.
애초에 개발 목적은 방아쇠 수지 증후군 치료 목적이었으나, 다양하게 활용되는 모양이었다.

그 당시 이 건니들 시술을 하는 병원은 전국에 20곳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후기도 많지 않아 시술 결정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진료해주셨던 선생님을 한번 믿고 시술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들어갈 때 환하게 인사해주시던 모습
환자의 고통에 깊게 공감해주시던 모습
왜 이런 질환이 생기게 되는지 등 상세히 설명해주시던 모습
건니들 시술을 다수 경험한 자신을 믿고 한 번 시술해보자던 모습

물혹 아니더라도 건니들 시술 받고 만족도가 높던 다른 환자 이야기까지

한 번 믿어볼까 싶은 그런 의사선생님이었다.
그리고 결론만 놓고 말하자면 성공이었다.

시술 성공, 그래 어때?

이제는 내 손목에 물혹 따위는 없다. 재발했다 젠장
2020년 7월에 시술 받았으니, 올 7월이 되면 꽉 찬 2년이 된다.

바닥에 앉아 손으로 지탱도 가능하고, 배드민턴도 칠 수 있다.
키보드, 마우스를 오래하면 손, 팔에 피로가 오는 건 당연하지만, 예전처럼
피가 안통하는 느낌, 물혹 주위로 뻣뻣한 느낌은 없다.
항상 근처에 두던 손목 보호대도 이제는 안쓰는 잡동사니 박스에 들어갔다.

손목으로 지탱하는 스트레칭 동작도 어느정도 가능하다.
물혹을 떼고 보니까, 통증이 물혹만이 원인은 아니었다.
어깨와 팔, 그리고 손목의 스트레칭을 해주지 않아 뭉친 근육도 원인이었다.

시술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시술 당일 붕대 감은 모습 그리고 다음날 병원에서 소독할 때 상태 

시술했던 날로 다시 돌아가보자.
국소마취기는 해도 마취가 필요한 시술이었기에 약간은 긴장을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시술 부위 소독부터 시술 그리고 후처치까지 1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선생님께서 꼼꼼하게 시술을 해주셨다.

시술은 초음파를 보면서 이루어진다.
문제가 되는 부분을 초음파로 직접 보면서 하기 때문에 정확하기도 하고 다른 주변 혈관이나 신경 손상이 없다.

손목 물혹은 얇은 막으로 감싸져 있다. 그래서 이 막을 바늘로 톡 터뜨려 안에 있는 액체를 빼내기도 한다. 내가 예전에 갔던 정형외과 한 곳에서도 초음파를 보면서 막 여기저기를 바늘로 찔러 터뜨리고 액체를 빼줬다. 하지만 그 시술은 얼마 못가 도로 물혹이 생겼다.

그러니까 물혹 그 주머니를 아예 없애지 않는 한 물혹이 또 생기는거다.
그래서 선생님의 시술 방향은 조금 달랐다.

이렇게 물혹이 생겼다고 치고, 물혹 주머니를 형성하는 막의 입구를 찾아서 그 양 옆을 니들로 길을 터버리자고 하셨다.

그럼 애초에 물혹 주머니로 액체가 차오르지 못하고 몸으로 흡수될거라고.
내 물혹 주머니는 이제 밑 깨진 독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후후

게다가 혹이 생기면서 힘줄과 유착이 생기는데, 그 유착을 바늘로 튿어?주셨다. 

바로 좋아지는 건 아냐

그렇지만 시술하고 바로 좋아지는 건 아니었다.

일단 이렇게 손목을 칭칭 감아놨으니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었다.
과하게 움직이면 안되고, 시술 후 한동안 물에 닿으면 안됐다.

깁스방수 커버라고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씻기도 어려워서 이런 걸 사서 끼운 후 한 손으로 씻고 그랬다. 발목 수술한 친구가 저 제품을 쓰는 걸 보고 따라 샀는데 정말 유용했다. 나중에 아빠가 발가락 꼬매는 일이 있어 발에 끼우는 제품을 사서 보내드렸더니 씻을 때 유용하다고 좋아하셨다. 그러고 나중에 엄마가 발을 다쳐서 엄마까지 유용하게 썼지.

이제는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만.

붕대 푼 날

원래는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야 하지만, 나는 흉터가 조금 생겼다.
시술 후 지혈을 잘 해주어야한다고 선생님께서 아주 꽉꽉 눌러 붕대를 감아주셨는데, 내 피부가 좀 약한 지 저렇게 짓물러버렸다. 나보다 선생님이 더 속상해하셨다 ㅋㅋ

2022년 5월 현재

그래도 이제는 거의 안보이는 정도다. 생각난 김에 흉터 연고 좀 발라야지.

시술 후 한 2개월 후부터

붕대를 풀고나서도 와우 내 손목 휙휙 돌아가!는 아니었다.
통증이 여전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1주에 한번씩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길 권유하셔서 받았다.
근데 이게 진짜 오질라게 아프다. 어떻게 다른 표현으로 순화가 안되네.

치료 받고 나면 멍이 들기도 하고 오히려 안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한 4~5번 받았나? 받을 때마다 아프다보니 결국 자체적으로 중단했다.
그나마 체외충격파 치료를 해주신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친절하시고 섬세하셔서 참고 받았던 것 같다.

이거 시술이 잘된걸까 뭘까 모르겠다하고 그냥 살았다.
그렇게 1주가 지나고 또 1주가 지나고 내 손목과 팔의 상태가 점점 좋아졌다.
오잉? 회복의 시간이 필요했던 걸까? 어쨌든 시간이 해결해준 느낌

꾸준한 스트레칭을 합시다

건니들 시술해주신 의사선생님도 체외충격파 치료를 해주신 물리치료사님도 모두 강조하셨던 게 있는데, 평상시에 뭉친 팔 근육을 잘 풀어주어야한다는거다. 결국 손목이 팔과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위에서부터 잘 관리해야 한다고.

그래서 그 말을 잊지 않고 마사지건을 사서 팔이 뭉친 느낌이 들 때마다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얼굴 마사지하려고 샀던 괄사를 팔에 써보니까 좋아서 괄사로도 마사지하기도 한다.

이제 물혹은 없지만 손목과 팔 잘 관리해서 또 아프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