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에서도 여행에서도 잘 쓰는 나만의 세면백 구경하고 가세요😎

세면백은 원래도 챙기기가 귀찮았다

보통 세면백에 넣는 것들을 생각해보자. 샴푸, 린스, 바디워시, 세안제, 화장을 지울 클렌징용품, 스킨, 로션 등등.. 집에서 쓰는 900ml 샴푸를 통째로 들고 다닐 수 있는 용자가 아니라면 샘플 제품을 들고 다니거나 소분용기에 덜어 다녀야 한다. 샘플 제품은 결국 한계가 있고, 소분 용기에 넣어 다녀야 하는데 이게 참 귀찮다.

여행 기간동안 쓸 만큼만 소분 용기에 덜어가고, 쓰고 남은 것은 왠지 얼른 써줘야 할 것 같아 집에 와서 쓰곤 한다. 그런데 귀찮아서 내버려두었다가 나중에 여행 갈 때 발견한다? 하.. 여행이고 뭐고 #!@# 투덜대며 소분용기에 담겨 있는 건 왠지 쓰면 안 될 것 같아 씻어 낸다. 그리고는 빨리 말린다고 아무 생각 없이 드라이기로 말리다가 멀쩡한 플라스틱 소분용기 쭈글텅 만들기. (흑흑. 멍청이냐구요)

아니 그러면 파는 세면도구 세트를 들고 다니시지 🤷‍♀️ 싶을 수 있다. 그것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닌데.. 보통 여행용 = 잠깐만 쓸 것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저렴한 제품으로 구성된 것만 판다. 언젠가부터 두피가 예민해지면서 샴푸를 가리게 된 것도 있고, 집에서도 쓰는 제품을 여행지에서도 똑같이 쓰고 싶은 마음 때문에 손쉬운 선택지를 버리게 됐다.

왜 캠핑에서는 더 귀찮죠?

여행은 보통 숙소를 잡는다. 그렇다는 말은 화장실이 있고 세면도구를 늘어놓을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가서 방수만 잘 된다면 비닐봉지에 넣어가도 된다는 거다. 하지만 캠핑에서는 화장실이, 샤워장이 공용이다. 내 세면도구를 늘어놓을 곳이 없으니 씻으러 갔다 오는 동안 늘 어딘가에 담아 다녀야 해서 캠핑을 갈 때는 세면도구 백을 잘 선택해야 한다.

캠핑용품으로 파는 세면백들도 꽤 되지만.. 일단 너무 비싸고 부피가 크다. 그래서 내 입맛에 맞게 캠핑용 세면백을 구성해보기로 한 것이다.

먼저 캠핑 세면백의 필수 조건은 내가 볼 땐 세 가지다.

1️⃣ 물 빠짐과 건조가 쉬워야 함
2️⃣ 방수가 되어야 함
3️⃣ 고리가 달려야 함

1번과 2번은 상충하는 조건 아닌가요? 싶을 수 있지만 그건 아래에서 설명하고, 3번 조건은 간단하니까 여기서 설명하려고 한다.

캠핑장 화장실, 샤워장은 열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깨끗하게만 관리되어 있으면 만족할 지경이니 뭐) 그렇다 보니 샤워장에 세면도구를 올려둘 선반이 없는 곳도 존재한다.. 😟 그래서 고리가 필수다. 걸어두라고 해둔 곳이 아니더라도 어떻게 잘 찾아보면 걸어둘 구석은 있는 편이었다.

샤워장 안에서는 사진 찍기가 그래서 다른 곳에서 고리의 활용 모습을 담아봤다.

텐트 안 선반에 세면백을 걸어둔 모습

그럼 이제부터는 인마이세면백 스타일로 갑니다.

일단 캠핑용이라면 두 벌로 구성하기

쌍둥이 세면백

코로나로 인해서 가족 단위로 씻도록 하는 캠핑장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은 남자 샤워장, 여자 샤워장 나뉘어 있어 세면백이 2개 여야 효율적으로 씻을 수 있다. 세면백이 하나면 한 명이 씻을 동안 기다려야 한다. 꼭 캠핑장 아니더라도, 워터파크 등등을 가더라도 똑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 유용하다. 가족이 많더라도 세면백은 두 개면 된다. 성별은 두 개니까 😉

그리고 우리는 어차피 거의 같은 내용물이긴 하지만 구분하기 위해 색상이 다른 메쉬백을 샀다. 

메쉬백 안에는

메쉬백 안에는 똑같은 메쉬백과 양치 파우치 그리고 방수 파우치가 들어있다. 왜 똑같은 메쉬백이? 싶겠지만 저 여분의 메쉬백은 씻고 나서 갈아입을 옷, 속옷, 수건 그리고 드라이기를 넣어가기 위한 것이다. 메쉬 소재라 돌돌 말아지니까 부피 부담이 없다. 그리고 양치 파우치 역시 메쉬 소재로 되어있고, 방수 파우치에는 나머지 세면도구들이 들어있다.

여분의 메쉬백에는 수건이 쏘옥

방수 파우치부터 열어보세요

방수 파우치에도 고리가 달려있다.

방수 파우치 속에는 세안&바디 올인원 워시, 샴푸, 린스 그리고 샤워타월이 들어있다. 올인원 워시는 원래 머리 감는 것도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지성 두피에게는 절레절레. 

별도의 소분용기를 가지고 난리부르스를 추는 대신, 처음에는 여행용 제품을 구입했다. 집에서 꾸준히 쓰고 있는 샴푸 제품의 여행용을 샀다. 씻고 말리는 것 없이 집에 있는 본품으로 계속 채워줄 생각이다. 세안&바디 올인원 워시는 처음 써보는 거긴 한데 본품이 900ml 대용량이라서 여행용에 채워 쓰기 좋을 것 같아 선택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다 쓰면 안 살 거임)

내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따로 파는 소분용기보다 여행용 제품으로 나오는 용기가 더 튼튼해 내구성도 좋다. 그리고 샐 위험도 덜한 것 같다.

의외로 사기 힘들었던 린스. 대부분 200ml 이상의 제품만 팔고 있어서 작은 용량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찾은 100ml 린스가 성능도 괜찮아서 다행이었다.

앞에서 캠핑 세면백의 필수 조건 중 하나가 방수라고 했는데, 그건 바로 샴푸, 린스 등이 샐 경우를 대비해서다. 빠른 건조와 물 빠짐만 생각해서 바로 메쉬백에 넣어 다니다가 어딘가에 눌려서 터지거나 한다면..🤦‍♀️🤦‍♂️ 그래서 샐 위험이 있는 것들만 방수 파우치에 담았다. 

또 샤워 타월을 방수 파우치에 담았는데, 먼저 샤워 타월은 띠 형태의 제품으로 넣었다. 볼 형태의 제품은 건조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샤워 타월을 다 못 말리고 캠핑 철수할 때를 대비해 방수 파우치에 같이 넣은 것이다. 

그리고 씻으러 들어갈 때는 방수 파우치에서 제품을 와르르 메쉬백에 넣고, 갈아입을 옷을 담아온 여분의 메쉬백에 방수 파우치를 넣어둔다. 굳이 방수 파우치까지 물 묻힐 필요는 없으니까😄 그리고 비운 방수 파우치에 핸드폰 같은 걸 넣어놓으니까 좋았다. 

양치 파우치는?

내꺼랑 남편꺼

칫솔 치약도 따로 파우치 담아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왜냐면 양치만 하러 가는데 저 메쉬백을 통째로 들고 다닐 순 없잖아요.. 게다가 칫솔 치약 따로 들고 다니면 이게 참 공용 화장실 세면대에 올려두기도 뭐하고, 특히 양치하고 화장실을 가게 되면 물 묻은 칫솔을 주머니에 넣기도 뭐하고.. 그러다 떨어뜨린다면..? 🤪

캠핑장 화장실 수건걸이에 걸어둔 칫솔 파우치

그래서 양치 파우치도 따로 구성을 했다. 이것도 역시 물 빠짐과 건조에 유리한 메쉬 소재로 선택했다. 그리고 파우치가 따로 있는 김에 혀클리너도 넣고 각자 쓰는 치실과 치간 칫솔도 넣었다.

이너 파우치 속 제품들 모두 꺼내보기

메쉬백은 굉장히 저렴한 제품을 샀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게다가 내부 포켓이 달려 있어서 워치나 머리끈, 핸드폰 등 물에 닿지 않아야 하는 소지품을 넣기에도 좋았다.  그리고 고리 달린 거 찾는다고 고생한 방수 파우치와 양치 파우치.. 단순하지만 제 기능을 확실히 해서 좋다.

로션은 어디로? 공용 세면백!

스킨, 로션 등등은 사실 샤워장에 들고 갈 필요가 없다. 보통 샤워장에서 여유 있게 씻지 못하다 보니 헐레벌떡 씻고 나오는데 급급하기도 하고, 굳이 스킨, 로션 등등에도 물기를 묻혀서 일거리를 만들 필요는 없다. 😏

두 벌로 구성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들은 모두 이 공용 세면백에 넣었다.

주머니가 많은 파우치

앞면 밑에서 첫번째 칸

여기는 샘플 같이 얇은 걸 넣어두기 좋은 공간이라 샘플 몇 개를 넣어두었다. 비상용 샘플이다 보니 잘 안 열게 되는 공간이다. 🤔 

앞면 밑에서 두번째 칸

밑에서 두번째 칸에는 헤어 에센스랑 스킨팩을 넣은 지퍼백을 넣어두었다. 최근에 마스크팩 시트에 스킨을 듬뿍 묻혀서 만든 스킨팩을 캠핑장에 챙겨갔는데 너무 좋았다. 햇빛에 익어버린 얼굴을 진정시키기 좋고 간편해서 앞으로 매번 챙겨 갈 듯하다. 😄

앞면 밑에서 첫번째 칸

메인 칸 중 하나다. 공간이 넓어서 이것저것 넣기 좋다.

스킨, 로션, 바디로션, 미스트, 선크림을 넣어두었다. 얼굴에 바르는 선스틱은 따로 챙겨 다녀서, 여기에 넣어두는 선크림은 비상용이다. 

뒷면 주머니

여기도 메인 칸 중 하나라 공간이 크다. 가글액, 클렌징 워터, 클렌징 밤, 화장솜, 면봉, 빗이 들어 있다. 면봉이 들어있는 키티 통은 친구가 대학교 때 일본 여행 갔다가 선물로 사다준건데 아직도 잘 쓴다 ㅋㅋ 빗도 친구에게서 받은 생일 선물인데 벌써 5년 되어 가는 것 같다. 최애 빗인데 부피가 작아서 여행용으로 낙점! 

이 파우치는 생활방수가 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렇게 바닥을 보면 자립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세워놓는 게 가능하다.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편하다. 눕혀지는 파우치에서는 그냥도 와르르 쏟아지기 쉽고 뒤적거리다가도 쏟아지기 쉽기 때문이다. 

세면백 구경은 여기까지

이렇게 딱 구성해놓으니까 챙겨가기가 편했다. 그리고 캠핑 혹은 여행에서 돌아와서 빈 것들만 채워서 넣어주면 다음에 캠핑 혹은 여행을 떠날 때 그냥 가방에 쏙 넣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해놓고 보니까 채우고 어쩌고 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세면백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은 것 때문에 번거롭고 귀찮았던 게 아닌가 싶다.

집에서도 쓰던 걸 들고 갔다가 또 제자리에 놓고 하다 보니 세면백을 챙길 때마다 뭐뭐 챙겨야 하는지 신경 써야 했는데, 이제 딱 이건 여행용 하고 정해두니까 편한 것 같다.

어쨌든 글로 적으니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거 이렇게 구성하고 구매하고 한다고 진짜 힘들었다. 🤪 먼저 챙겨갈 것들 리스트로 쭉 뽑고 두 벌로 구성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적당한 사이즈 그리고 맞는 조건의 파우치와 백을 사고..

이런 면에서 무던한 사람들이라면 괜찮겠지만, 여행용 캠핑용 세면백을 챙기는 건 누구에게나 번거로운 일일 것 같아서 아이디어를 공유해봤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