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양산 샀다. 이제 여름 외출이 두렵지 않아☀️🙋‍♀️

 

입추도 지났고, 이제 여름 무더위가 한풀 꺾인 것 같다. 하지만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날씨의 날이면 너무 뜨거워 여전히 기운이 빠진다. 올 여름 너무 더워 외출하기가 싫었다. 외출할 일 있으면 몰아서 하고 웬만하면 한낮에 안나갔다. 그런데 최근 다시 아침 저녁으로 걷기운동을 하면서, 특히 아침 햇빛에 타들어갈 것 같았다. 해 뜨기 전에 나가면 되겠지만 그건 나에게 어려운 일...

챙 넓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팔토시 끼고 긴바지를 입고 나가지만 태양권을 시전하는 해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다. 아침 걷기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모자와 마스크를 벗어보면 얼굴이 홍익인간이다. 원래도 몸의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고 얼굴쪽으로 쏠리는데 이 뜨거운 여름에는...

그래서 샀다.

양우산!

양산이라 하면..어머니들이 쓰고다니는 그거? 맞다. 나 역시도 어머니들이 쓰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외면해왔는데, 갈수록 뜨거워지는 여름 날씨에 항복하고 양산러가 되기로 했다. 더군다나 요즘 기사를 보니 양산 판매량이 늘고, 젊은이들이 양산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젊은 남성들도 쓰고 다닌다던데 아직까지 직접 본적은 없다. 다양한 수요가 늘어서인지 양산의 디자인도 다양해졌다. 그 왜..양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후후 이런거....😵 다행히도 무난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무지 디자인의 양산 제품이 많아졌고, 길다란 마법우산 스타일의 양산만 있는 게 아니라 일반 3단 우산 같은 스타일도 있다. 내가 구매한 게 수동 3단 우산 스타일이다.

양산을 고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내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양산이 잘 없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양산의 조건은 이러했다.

1. 우양산(우산 겸용 양산)일 것
2. 튼튼할 것
3. 자외선 차단률이 높을 것
4. 바깥면은 밝고, 안쪽면은 검정암막천일 것
5. 휴대성이 좋을 것(가볍고 작을 것)
6. 어떤 패션에도 어울릴 수 있게 무난한 디자인일 것

이 중에서 2, 3, 4번 조건에서 광탈하는 양산 후보생들이 많았다. 초경량을 강조하는 제품들은 리뷰 평점 낮은 순으로 정렬해보면 약하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네이버 쇼핑할 때 나만의 팁이 있는데, 그건 바로 평점이 4.8 이상이면 믿고 살만 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4.6 평점의 제품을 평점 낮은 순으로 정렬해보면 불만이 쏟아져나오지만, 4.8은 별로 없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네이버 쇼핑에 뜨는 양산 제품 대부분이 4.6까지는 가지만 4.8 제품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대로 포기하고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을 돌아다녀야하나 하는 찰나에 한 스토어를 발견했다. 여러 개의 양산 제품을 등록해놓았는데 한 제품만 4.7이고 다 4.8 평점이었다 😲 찾았다 믿음의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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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코런던, 기라로쉬 등 양산 브랜드로 알려진 제품들만 판매를 하고 있었다. 재밌는 것은 상품 이름에 브랜드를 표기해놓질 않으셔서, 브랜드인줄 모르고 산 구매자들이 리뷰에 "오잉 받고보니 기라로쉬네요ㅋㅋ" 하는 리뷰가 종종 있었다😂 판매자가 달아둔 답글을 쭉 보니 뭔가 양산 고수의 느낌이 났다. 그래서 고르고 골라 산 내 첫 우양산은 미치코런던 제품이다. 크림색을 사고 싶었지만 품절이라 베이비핑크 색을 샀다. 색도 무난하고 무늬도 잔잔해 마음에 든다.

겉감과 안감이 다르다. 안감이 검정 암막 천이라 자외선 차단률이 99%까지 된다. 어떤 양산은 자외선 차단률이 얼마인 지 표기가 안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니 되도록이면 꼭 확인을 하고 구매하는 게 좋다. 햇빛 가리려고 샀는데 안 가려지면 어떡한담.

기대한 것보다 더 우산살도 짱짱하니 튼튼한 느낌이다. 쓰고 있는 3단 우산보다 튼튼한 느낌? ㅋㅋ 그래도 3단 양산이다보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양산의 생명을 위해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오늘 아침에 쓰고 나갔을 때 갑자기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조금 불안했다. (골프용 장우산도 사고싶은 욕구가...) 그리고 3단이길래 대충 그 사이즈 그 무게겠지? 싶었는데 쓰던 3단 우산보다 훨씬 가벼워서 놀랐다. 

좌:3단 수동우산, 우:3단 수동양우산 (크기는 똑같다)

내가 양산 뽕이 차올라서 느껴지는 기분 탓인가 싶어 무게를 재봤다. 양산이 약 40g 정도 가벼웠다. 기분 탓이 아니었네! 걷기 운동할 때 양산이 무거우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정도의 무게다. 마음에 드네~ㅎㅎ 

양산을 펴면 일반 3단 우산 같은 느낌이다. 어떤 양산은 폈을 때 크기가 작아서 햇빛 차단이 제대로 안되는 경우도 있다는데 이건 평범한 모양이라 그런 걱정이 없다. 

이틀간 써보니 양산의 효과는 대단했다. 특히 오늘 아침에는 햇살이 굉장히 뜨거웠는데 양산 덕분에 조금 더운 정도였다. 기사에 따르면 양산을 쓰는 경우 체감 온도가 7도나 내려간다고 한다. 그런데 느낌은 그래도 여름은 여름이지 땀이 조금 나네 싶었는데...집에 와서 마스크 벗어보고 깜짝 놀랬다. 얼굴이 운동 안한 상태 그대로였다 ㅋㅋㅋ 홍익인간이 안되다니..! 양산 만만세! 앞으로 외출할 때 꼭 가지고 다녀야지. 그래도 운동할 때는 모자와 팔토시+양산으로 다니는 게 좋을 것 같다. 팔을 휘두를 때, 주위 살필 때 햇빛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