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저그 꼭 필요할까? 스탠리 워터저그 7.5L 내돈내산 후기

워터저그란?

뜻을 검색해보니 조주에 쓰이는 술을 담아 놓고 쓰는 손잡이가 달린 물병이라고 한다. 보통 캠핑에서의 워터저그는 손잡이가 있고, 수도꼭지가 달려 물을 따라 마시기 편하고, 보냉이 잘돼 보통 여름에 활용된다.

캠핑 관련 커뮤니티에서 워터저그 꼭 필요할까요? 잘 쓸까요? 이런 질문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워터저그도 결국은 물통. 물통이 없다고 캠핑을 못하지는 않으니 (생수페트병을 사간다거나 대체 방법들이 있다보니) 사람들이 워터저그 구입을 망설이게 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워터저그 있어야하나? 정도만 생각하고 사질 않았었다. 그리고 캠핑 다닐 때는 생수 페트병을 사갔다. 물은 꼭 마셔야하니까😊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페트병 쓰레기 나오는 게 싫은 내 마음의 문제....😅 뭐 자주 사는 게 아니라 괜찮지 않나 싶기도 했지만 집에서도 생수페트병 나오는 게 싫어서 브리타 정수기를 쓰고 있는데 이게 무슨 짓이람? 그래서 다 먹은 생수병을 깨끗하게 씻는 방법을 찾아서 씻어 말려 브리타 정수기로 내린 물을 담아가는 것도 몇 번 해봤는데 이건 아닌 것 같았다 😥 생수병을 매번 세척하고 완전히 말리는 게 번거로웠다. 

그래서 페트병 쓰레기 나오는 게 싫다는 이유로 확 워터저그를 사버린 것이다. 어떤 브랜드의 워터저그를 살 지 고민하지는 않았다. 구매할 당시에는 그냥 스탠리 워터저그가 갑! 이런 느낌이여서 ㅎㅎ 용량이 고민됐었다. 3.8L와 7.5L. 거거익선이라고들 하지 않나. 그래 큰 걸로 가는거야! 

7.5L짜리다 보니 부피의 압박은 좀 있다. 몇 번 물을 담아 가지고 다녀보니, 일단 마음이 편했다. 쓰레기여 안녕...! 또 수도꼭지가 달려있다보니 물을 따라 마시는 게 편했다. 물론 냉기를 유지하려고 잠궈둔 뚜껑의 밸브를 푼 뒤 물을 따라야하긴 하지만ㅎㅎ 그리고 최근 무더운 날 계곡 캠핑을 다녀오고 무릎을 탁 쳤다. 워터저그 안 샀으면 워쨌을까!!!! 

여름은 보통 캠핑 비수기다. 그리고 우리도 더위에 강하지 못한 사람들이라 여름 캠핑은 하지 말자였다. 그런데 피서를 계곡으로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캠핑장을 예약하게 된 것..! 나무 그늘이 잘 되어있고 계곡도 가까워 밤이 되면 서늘한 곳이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워터저그에 얼음을 꽉꽉 채워 준비하고 선풍기들을 챙기는 거였다. 캠핑 떠나기 3일 전부터 얼음을 끊임 없이 생산했다. 기가 막히게도 모은 얼음의 양이 워터저그를 딱 채웠다. 사진을 찍어두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얼음을 가득 채우다보니 이 때는 어쩔 수 없이 생수를 따로 챙겨갔다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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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에 집착해서 준비한 이유는 2박 3일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얼음..얼음을 가득채워가면 어떻게든 살아남겠지?라는 생각ㅋㅋㅋ그리고 그게 맞았다. 원래 계획은 얼음 보관통처럼 쓰는 거였다. 물 마실 때 얼음을 꺼내 동동 띄우고, 얼음 가득 넣어 아이스커피도 만들어먹어야지~ 였는데... 얼음이 살짝 녹으면서 서로 서로 붙어버려 얼음을 떼낼 수가 없었다. (스쿱도 넣어갔건만...) 

얼음을 꺼내 먹지는 못했지만 생수를 먹을 만큼 부어서 마시는 물은 원효대사의 해골물 같았다. 너무너무 시원해서 짜릿해! ㅋㅋㅋ 그늘이라 아주 쪄죽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세팅하고 음식하고 이러다보면 확 더워질 때가 있었다. 이럴 때 물 한잔 따라 마시면 행복했다. 그래서 결론은 사길 너무 잘했다는! 2박 3일동안 보냉이 잘 돼 집에 돌아온 저녁에도 워터저그에서 남은 물을 따라 마셨다 ㅋㅋ

우리는 사계절 내내 잘 쓰고 있다. 1박일 때는 물을 반 정도만 채워서 가는 식으로 짐의 무게를 줄이고, 여름에는 얼음을 가득 채워 생명수를 준비하고..ㅋㅋㅋ 여름에 써보니, 꼭 사계절 다 쓰지 못하고 여름 한철만 써도 좋을 아이템이다. 꼭 캠핑이 아니더라도 계곡이나 바다로 피서를 떠날 때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있는 집은 아이들이 물달라고 엄마 아빠를 찾지 않고 직접 수도꼭지에서 따라마셔서 부모님이 편하다는 후문도 있다 ㅋㅋ


결론 : 없으면 없는대로 캠핑하겠지만, 한번 워터저그를 사용해보면 그 만족도는 아주 높아 필수품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