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차박성지 목계솔밭 1박 2일 차박 리뷰

여주 신륵사 달맞이 광장 차박하러 갔다가 튀튀한 사연

지난 포스팅에서 여주 신륵사 달맞이 광장에 갔다가 1시간만에 나와 충주 목계솔밭 캠핑장으로 이동한 사연을 썼다. 갑작스럽게 충주 목계솔밭을 가게 됐지만, 차박의 성지답게 만족스럽게 1박을 하고 왔다.

이번 여행은 1박을 할지 말지 정하지 않고 간단 모드로 출발한 거라 텐트도 장작도 없었다. 잠이야 차에서 자니까 상관 없지만, 장작이 없는 건 좀 아쉬웠다. 그래서 이동하며 목계솔밭 근처에 장작을 살만 한 곳이 있나 찾아봤다. 역시 여기저기서 팔고 있었다. 근처 하나로 마트에도 팔고 목계솔밭 간이 매점에서도 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냥 간이매점에 한 번 가봐서 팔면 사고 아님 이번에 불멍은 패스하기로 했다.

와~ 판다 팔아! 얼마인 지 써있지 않아 좀 두려웠지만, 장작 하나랑 종량제 50L 봉투 하나랑 음식물 쓰레기 봉투 하나를 달라고 했다. 두구두구 가격은! 총 11,000원! 음식물 쓰레기 봉투는 써비스로 주셨다 ㅋㅋ 별거 아닌데 기분 좋네. 아마 장작 10kg이 10,000원이고 종량제 50L 봉투가 1,000원인 것 같다.

이렇게 술, 음료, 물 등등도 팔고 있다. 간이 매점 치고 가격이 착하다. 뭔가 충주시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여기저기 안내문에 충주시 붙어있던데.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군데 군데 데크도 몇 개 있어서 운 좋으면 명당을 차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쉽지 않겠지.. 사진 속 저 대형 타프처럼 보이는 무대?에도 자리를 잡으셨다. 부럽..😌

목계솔밭이 이렇게 넓을 줄은 몰랐다. 그냥 소나무 사이사이에 자리 잡아 캠핑하는 걸 상상했는데 구역이 잘 나뉘어진 그냥 캠핑장 같다. 화장실이 가까운 구역일 수록 캠퍼들이 많았다. 딱 우리가 자리잡은 구역 앞 구역까지만 그렇고, 우리가 있는 구역부터는 듬성듬성 다 해서 차 4~5대 정도 밖에 없었다. 그런데 우리 자리에서도 화장실이 그리 먼 편은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싶었는데, 땅이 좀 차이가 났다. 사진에서만 봐도 땅이 저쪽이 더 좋아보인다ㅋㅋ 팩 박을 때 더 좋은가? 우리는 이번에 텐트는 안쳐서 땅이 안좋은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다.

목계솔밭 화장실이 더럽다고 보고 가서 좀 걱정했다. 건물이 아닌 간이 화장실 형태라 더더욱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앗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다. 안에 변기 칸이 총 8칸이나 있었다. 칸칸마다 좁은 대신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았다. 화장실 출입구도 두 군데라 사람 몰릴 때 좋을 것 같았다. 다만 변기 칸은 좀 작다.. 나도 불편한데 키 크거나 체격이 있는 사람들은 더 불편할 듯..!

물은 냉수만 나왔고, 물비누 통은 비어있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깔끔하고 좋은 것 같다. 물론 평일이라서 상태가 좋은거고 주말은 모르겠다 😅 밤이 되자 변기 칸 한 군데만 휴지가 남아있었다. 다음 날 아침에는 휴지를 챙겨 화장실에 가야겠네~ 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화장실에 다녀온 남편이 화장실 청소가 되어있다고 했다. 와우!

변기 칸칸마다 휴지통을 따로 두지 않고 칸막이에 못을 박아 종량제 봉투를 걸어둔 걸 보고 관리에 신경 쓴다고 생각은 했는데 (빠르게 치우는 것도 중요하니까) 다음 날 아침 화장실 청소까지! 이게 무료 캠핑장이라뉘...!

공용취사실도 있다! 😲 그런데 취사실이라고 하기엔 조리 공간은 없다. 설거지도 할 수 있다니 최고다 ㅎㅎ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여기서 물을 채워가는 몇몇 얌체 캠핑카를 봤다. 양심 좀 챙기세요 😒 게다가 취사실 근처에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는데, 다음 날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버리려고 열어보니 그냥 음식물을 버린 무개념도 있었다. 이렇게 좋은 무료 캠핑장인데 거 좀 내 집처럼 아껴씁시다.

쓰레기를 버리는 공간. 진짜 잘되어있다 ㅎㅎ 찾아보니 여주시 2021년 예산안에 여기 목계솔밭 캠핑장 조성 사업 예산으로 38억원을 편성했던데 그래서 미리미리 관리를 하는 걸까?ㅎㅎ 나중에는 유료화가 될지도 모르겠다.

저녁 여섯 시 넘어 도착하다보니 금방 해가 졌다. 사진 찍은 방향이 화장실에서 먼 쪽이라 캠핑카 한대만 덜렁 있다. ㅎㅎ 덕분에 사진 잘 찍었다. 이 쪽 방향으로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했더니 전세 내고 캠핑하는 것 같이 한적한 느낌이라 좋았다. 전체적으로 다들 조용조용 매너캠 ㅎㅎ

이번에는 저녁 준비와 동시에 불을 피웠다. 항상 남편이 불을 피웠는데 이번에는 내가 해봤다 ㅎㅎ 착화제를 넣었는데도 생각보다 오랫동안 장작에 불을 쏴줘야 하네. 저녁을 먹으며 장작 하나씩 하나씩 넣었더니 10kg 가지고 4시간을 태웠다.

정말 단촐하지만 맛있게 먹었던 저녁식사😆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사온 목살 스테이크와 양파, 팽이버섯, 파인애플을 구워먹었다. 목살 딱 적당하게 먹고 초마짬뽕 라면 하나를 나눠 먹으니 배가 불렀다.

다음날 아침. 벌써 다른 분들은 이불도 널어놓고 참 부지런하시다. 여기 캠핑장은 진짜 신기했던게 관리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 밤 10시 정도 되자 거의 다 소등하고 텐트로 들어갔다. 그래서 다음 날 출근하시는건가 싶었는데 또 그렇지도 않았다. 나간 차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왠지 주말까지 쭉 계실 것 같은 느낌ㅋㅋ

모든 게 다 좋았지만 충주 목계솔밭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근처에 공군비행장이 있는 것..! 전날에는 저녁 6시 이후에 도착한 지라 몰랐는데, 다음 날 아침 비행기 소리에 깼다. 이 소리 들으며 잤더니 세상이 망하는 꿈을 꿨다 ㅋㅋㅋ 남쪽 바다에 엄청난 쓰나미가 발생해 피난 가고 계엄령까지 선포되어 무서워 죽는 꿈이었다.

한 두대만 지나가면 그냥 그러려니 할 텐데 오전 9~12시 사이가 한창 훈련할 시간인지 참 자주 지나갔다. 그리 낮게 비행하는 것도 아닌데 소음이 정말..! 후딱 정리하고 튈까하다가 배도 고프고 좀 더 여기서 여유를 느끼고 싶어 그냥 있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너무 신경쓰이더니 나중에는 약간 익숙해졌다. 그런데 이 날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오전에만 시끄럽고 1시 이후에는 조용했다. 이 공군비행장 때문에...과연 나중에 여기가 유료화가 될까 싶기도 하다 ㅋㅋ

아침밥으로 라면을 끓여먹고 여유롭게 게임하다가 2시 쯤 집으로 출발했다.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목계솔밭. 평일에나 누릴 수 있는 여유겠지..?

충주 목계솔밭 캠핑장 총평

✅ 평일 캠핑으로 추천
✅ 무료 캠핑장 같지 않게 관리가 잘 됨 (쓰레기 수거장/화장실/공용취사실)
✅ 근처 공군비행장으로 인한 소음이 큰 단점

또 가고 싶은 목계솔밭이다 🥰

2022.05.05 추가

캠핑 명소 충주 목계솔밭은 현재 공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