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그 자체, 제천 하이락글램핑 후기

 

우리가 묵었던 3동 텐트

 

지난 한 주, 회사 몇군데 면접 과제 준비에 온전히 시간을 쏟아부었다. 그래서 포스팅도 못 올리고 ㅠㅠ 목요일 밤 과제를 제출한 뒤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가방을 쌌다. 바로 이튿날 떠날 캠핑을 위해😆

  올해 첫 캠핑지로 제천의 하이락글램핑장을 선택했다. 작년부터 캠핑을 시작했는데 우리는 보통 노지 차박을 즐겼기에 글램핑장은 여기가 처음이다. 글램핑장은 대부분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기는 총 10동 텐트만 있어 여유로운 캠핑을 즐길 수 있었다. 

 

사진 상으론 가까워보이지만 동 간 간격이 꽤 돼서 프라이빗한 느낌!

 

  오후 3시 입실이었지만, 오전에는 다른 일정이 있었고 제천 중앙시장에 들러 캠핑에서 먹을거리를 사다보니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입실을 했다. 다른 팀들은 이미 입실 완료한 상태여서, 딱 우리가 묵을 3동 앞쪽에만 주차 자리가 비어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사장님이 오셔서 예약자 확인을 하셨다. 그리고는 텐트 전실로 가서 이용 수칙과 시설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는데 정말 친절하셨다.

 

텐트 전실

 

  텐트는 전실텐트와 이너텐트로 구성이 되어있다. 전실에는 캠핑 테이블과 의자 4개, 화롯대, 간이 테이블과 버너 하나가 있었다. 기준 인원이 2인이고 최대 4인까지 받는 곳이었는데 둘이 쓰기에는 아주 넓었다. 이너 텐트 안을 보니 2명이 누울 수 있는 침대와 접이식 쇼파베드가 있어서 아이가 둘인 4인 가족이 묵기에는 괜찮지만, 성인 4명이 묵을 땐 어떻게 하려나?

 

 

이너 텐트 안에는 히터가 돌고 있어 따뜻했다. 침대에는 전기장판이 깔려있어 이날 밤 추운 걸 모르고 잤다. 오히려 이불을 걷어참. 저 소파베드는 소파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했다 😅 성인이 앉으니 잡아주질 못하고 무너져버림... 펴놓고 아이들이 눕기에는 괜찮을 듯.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소화기가 비치되어있었다. 쓸 일 없어야지. 그리고 냉장고와 전기 주전자가 있다. 냉장고에 사온 먹거리와 음료들을 넣어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게 글램핑 맛이구나..! 다음 날 아침 전기 주전자에 물을 끓여 티타임도 가질 수 있었다.

 

 

이 날은 정말 운이 좋았다. 바로 이웃 운! 분명 10동 모두 사람이 있는데 텐트가 쳐져있는 구조 상? 보이지도 않고 시끄럽지도 않았다. 저녁 때인데도 아이들 소리가 안나서 오늘은 다 어른 손님만 왔나 싶었는데 한 오후 9시쯤 되자 아이들이 돌아다니긴 했지만 시끄럽지 않게 놀았다. 집 위층 아이의 미친 듯한 층간소음에 시달리고 있는데, 여기 와서 매너 있는 아이들을 보자 절로 힐링이 된다. 

 

 

 이번에는 요리를 직접 해먹을 게 아니라서 수저, 컵 정도만 들고 왔는데 식기세척장에 각종 식기류 뿐만 아니라 양념장까지 잘 구비되어있어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응? 캠핑에 웬 순대냐 싶겠지만 이 선택은 최고였다. 남편이 찾아낸 순대국 맛집이었는데 어떤 사람 후기에 "여행지 와서 무슨 순댓국이냐? 할 수 있겠지만 진짜 너무 맛있었다" 라는 평을 보고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물론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갖고 있었긴 했지만 내 생애 최고의 순대였다. 아무튼 여기는 따로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그리고 제천에서 유명한 빨간 어묵도 사왔는데 또 사먹을 것 같진 않다. 유명하다니까 한번 사먹어볼 정도?

 

 

  만족스런 1차 저녁을 먹고 관리실에 가서 장작 10kg을 샀다. 결제하고 나와보니 송가네 장작 박스가 잔뜩 있었다. 전에 구독 중인 블로거 한 분께서 송가네 장작을 강추하셨던 게 생각나 하이락글램핑장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갔다ㅋㅋ 장작을 구매하면 가져다 주시고 불까지 피워주신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 싶어 화장실과 샤워장 구경을 갔다.

 

 

화장실 사진은 없지만 칸이 4칸인가 5칸인가 있었고 깨끗했다. 뜨거운 물도 잘 나와서 좋았다. 샤워장은 별도로 있는데, 문을 열면 바로 파우더룸이 있다. 히터가 돌고 있어 따뜻했다. 일회용 칫솔과 치약, 수건, 드라이기, 빗. 구색을 다 갖추고 있어 씻는데 불편함이 없을 것 같았다. 샤워장 역시 넓고 깨끗했다. 샤워기가 5개 있었는데 공간이 넓다보니 샤워기 간격이 꽤 돼서 거리두기는 되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샤워장을 이용하기는 좀 그래서 세안만 하고 잤다 ㅋㅋ

 

 

 잠깐 화장실, 샤워장 구경하고 온 사이에 직원분께서 불을 다 피우셨다. 일 처리 속도 무엇..! 이후로는 신나는 불멍 시간 🔥 가져온 장작까지 다 태우다보니 오래오래 불멍을 즐겼다. 

 

 

불멍하면서 제천 내토전통시장에서 사온 딸기를 먹었다. 다른 가게서는 딸기가 한박스에 4~6000원 정도였는데, 여기는 딸기가 만원이었다. 다른 과일들도 스윽 보니 상태가 좋아보였다. 품질 좋은 과일만 들여오는 가게인거 같아서 도박?을 걸었는데 제대로 성공이었다 😭 백화점 딸기를 먹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백화점 납품 급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당도 높은 딸기였다. 과일은 백화점 과일을 사먹으라는 막례 할머님 말씀이 생각났다. 할머니! 시장 딸기도 비싼 것은 맛있네요 😋

꿀딸기와 함께 집에서 가져온 심술을 마시니 더 맛있는 느낌이었다. 👀 우리가 좋아하는 술인 심술. 도수가 7도, 10도, 12도 총 세 가지인데 나는 10도가 제일 좋다. 깔라만시와 자몽 향이 나서 깔끔하다. 

 

 

  꽉 찬 하루를 보내서 그런지 기절하 듯 잠들었다. 다음 날 일어나서도 어차피 텐트를 접을 것도 아니고 하니 여유있게 아침 먹고 티타임을 했다. 이게 글램핑 맛인가! 텐트를 치는 재미도 분명 있긴 하지만 이것도 참 좋네...허허. 정말 잘 쉬다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하이락글램핑 사장님과 직원분들이 관리를 정말 잘하셔서 불편함이 없었던 덕분에 힐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웃들을 진짜 잘 만났다. 보통 우리도 빠른 퇴실을 하는 편인데, 퇴실 처리하고 잠깐 양치하러 갔다온 사이에 우리 포함 2팀 빼고 나머지 분들은 이미 다 가셨다. 이런 이웃들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매너이웃들이었다. 

  제천 하이락글램핑장은 또 오고 싶다. 그래야 순댓국 먹지 😋 (응?) 일주일의 피로를 완전히 날려버린 힐링캠핑. 이번 년도 캠핑 시작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