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든 때 가득한 보네이도 써큘레이터 셀프 분해 청소하기 🔧

목차

방치된 써큘레이터

보네이도 5305DC-KR

우리집 써큘레이터는 보네이도 5303DC-KR 모델이다. 크기도 작고 BLDC 모터가 들어가는 모델이라 만족하는 제품이다. 그런데 문제는 집 한 구석에서 방치되어 있다는 것..! 구매한지 2년도 아직 안된 멀쩡한 써큘레이터인데 왜 방치했을까?

그 이유를 이야기하려면 써큘레이터를 구입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집으로 귀가하던 어느 날, 새로 이사 온 옆집에서 써큘레이터를 복도 창문에 놓고 환풍기처럼 쓰는 걸 발견했다. 우와! 저거 아이디어 완전 좋다!!!라고 생각하고 우리도 써큘레이터를 사게 되면 저렇게 쓰자고 했더랬다.

그리고 그 이후로 써큘레이터를 샀고, 옆집처럼 종종 써큘레이터를 환풍기처럼 쓰며 만족해 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기름과 고춧가루를 쓴 요리를 했던 날. 이 날도 써큘레이터를 켜뒀는데, 그 근처를 지나가다 깜짝 놀랐다. 써큘레이터 뒷면 그릴 아래로 빨간 기름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던 것..!

황급히 써큘레이터를 끄고 살펴 보니까 써큘레이터가 공중에 떠다니는 기름 연기(?)를 쫙 빨아들여서 앞면 뒷면 할 것 없이 기름 때가 가득해졌다. 😞

닦기는 해야겠는데 닦을 엄두는 나지 않고 그렇다고 저 상태로 사용하자니 찝찝해 결국 방치하게 된 거였다. 

케어플러스라는 게 있다지만

그런데 사실 보네이도에서는 '케어플러스'라는 서큘레이터 청소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입할 때 함께 동봉된 안내서가 있어서 알게 되었지만 이용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당연하겠지만 비용이 문제다. 💰💰💰 보네이도 홈페이지에는 비용을 안내하고 있지 않아 케어플러스 이용 후기를 찾아보니 대략 3만원 내외로 발생하는 듯 했다.

케어플러스 안내 페이지에서 청소 과정을 상세히 안내해주고 있는데, 제품을 분해해 물 세척, 초음파 세척 후 건조해 기능 점검까지 꼼꼼하게 해준다고 한다. 앞서 비용이 문제라고 말하긴 했지만, 그것 말고도 배송의 번거로움이 있다. 맞는 사이즈의 박스 찾아서 배송 보내고 또 보통 AS는 입고 순차적으로 처리하다 보니 언제 돌려 받을 지 모른다는 것도 나는 왜 이렇게 귀찮을까 🙄

하자! 셀프로!

드디어 써큘레이터를 청소하자는 마음이 생겼다. 😎 몇 개월이 걸린거지.. 마음 먹는데..? 

보네이도 홈페이지를 둘러보다 청소방법을 알려주는 페이지를 발견했다. 청소 방법 안내까지 해주다니.. 그만큼 써큘레이터라는 놈이 애초부터 청소하기가 힘든거라는 뜻이겠지?ㅎㅎ 좋은 방법이긴 했지만 내 경우에는 찌든 때가 문제라 적합하진 않았다. 찌든 때가 아니라 먼지가 쌓인 정도라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깔끔하게 청소되었다. 꼼꼼하게 하다보니 한 2시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 하면서 든 생각은.. 케어플러스 비용이 비싼 건 아닌 것 같어.. 그래..

준비물

비장한 마음으로 청소 도구를 준비했다. 찌든 때니까 잘 안 닦일거라고 생각하고 전해수와 손소독젤을 준비했는데, 결국 손소독젤은 쓰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찌든 때가 힘들이지 않고 잘 닦여서 그냥 물걸레였어도 충분히 잘 닦였을 것 같았다. 그래도 소독의 느낌적인 느낌으로 전해수를 쓴 것은 좋았던 것 같다. (참고로 사은품으로 받은 USB 전해수기가 있어서 그냥 쓰는 거니 각자 집에 있는 세제 무언가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더러운 Before

전면 그릴 분해해서 닦기

더럽다.. 자세히 보려면 클릭해서 확대 해보세요 (굳이..?)

전면 그릴은 후면의 나사 4개를 풀면 쉽게 분해 됐다. 다만 써큘레이터가 작다보니 처음에 준비한 십자 드라이버는 길어서 불편했다.

좀 짧은 드라이버로 풀어줬다.

전면 그릴 안쪽

전면 그릴 안쪽은 더 드러웠다..! 이걸 어떤 식으로 닦았냐면

이런 식으로 그릴 틈 사이에 전해수 뿌린 걸레를 통과 시킨 후, 비유하자면 치실 하듯이 닦아주었다. 한군데 계속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걸레를 두툼하게 끼운 후 넓은 면 양쪽을 밀 듯이 닦고, 좁은 면도 꼭 닦아줘야 한다. 안 그럼 한군데만 계속 걸레를 꼈다 뺐다 확인하고 🤦‍♀️🤦‍♂️

딱 봐도! 물티슈로 닦으면 수십 장 쓸 각이길래 걸레로 준비했는데 그러길 잘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닦기에는 물티슈는 얇아서 하기가 어렵다.

또 전면 그릴은 중성세제 푼 물에 세척해도 된다고 했지만, 그러면 또 건조 시키기 귀찮아.... 

전면 그릴을 옆으로 세워 양 발로 잡은 뒤 박을 타 듯이 그릴 사이 사이를 하나씩 닦다보니 힘들었다. 특히 목이 아팠다. 내 목.. 

목도 풀어줄 겸 중간에 사진을 찍어봤다. 위쪽이 닦인 쪽이고 아래쪽이 아직 닦지 않은 쪽이다. 하 개운해

팬 분리해서 닦기

사실 보네이도 홈페이지에서는 파손의 위험이 있으니 팬은 분리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후면 그릴도 전면 그릴처럼 닦아주려면 팬 분리를 꼭 해야 했다. 팬이 플라스틱 소재다보니 약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팬을 분리하려면 몽키 스패너가 필요했다. 호다닥 가져오기

몽키스패너로 나사를 풀어줄 때 팬의 날개부분을 잡지 말고 가운데 원통 쪽을 살짝 잡고 해야 된다. 날개 부분 잡았다가 분질러 먹기 딱 좋아~

분리한 너트. 잃어버리지 않게 잘 두자. 그리고 팬을 빼내니까 그 아래에 너트 비슷하게 생긴 작은 부품 두 개가 있었는데 끼워져 있던 순서대로 한쪽에 잘 둬야 한다.

Tip. 분해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두면 좋다. 

 

팬 닦는 건 너무 쉽죠~ 걸레로 슥슥 닦아주면 된다.

후면 그릴과 그 주변 닦기

후면 그릴도 전면 그릴과 마찬가지로 틈 마다 걸레를 끼워서 치실 하듯이 닦아 주면 된다. 구조 상 전면 보다 후면이 더 힘들었다. 그리고 사실 더 분해하려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러면 다시 조립하기 더 번거로워지는 것도 있고 이 정도로만 분해해도 구석 구석 다 닦을 수 있어서 더 분해하지는 않았다.

재조립하기

분해한 역순으로 조립을 해줬다. 처음에 조립되어 있던 상태로 재조립해야 한다. 다시 조립을 하다 보니까 전면 그릴 분해할 때 이렇게 놓고 했으면 더 편했겠다.

비보잉?

깨끗한 After

속이 다 시원하다!!!!!!

생각보다 분해 재조립도 어렵지 않았고, 닦기 힘들어 보였던 찌든 때도 그냥 슥슥 닦이는 정도라 다행이었다. 케어 서비스 안 받고 셀프로 닦아도 충분할 것 같다. 그래도 앞으로는 음식 조리할 때 근처에 켜두지 말아야지 😄 

깨끗해진 서큘레이터 바람 맛 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