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2022.07.06 수요일 다시 듣기 및 내용 정리

목차

이 글은 라디오 방송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홈페이지의 손경제 보충수업을 기반으로 정리한 내용임을 미리 밝힙니다.

원전 비중 지금보다 늘어난다

💡 에너지 믹스란?

전기를 만들 때, 그 안에 어떤 재료를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넣을지 정하는 개념

  이전 정부의 에너지 믹스는 '원자력 발전'이라는 재료의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이었다. 작년 기준 원전 비중은 28% 정도였는데, 2030년까지 24%로 줄이고, 줄어든 만큼을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로 메우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윤석열 정부는 원전의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늘리겠다고 나섰다. 다만 원전이 아닌 신재생 에너지나 석탄, LNG 같은 다른 에너지원의 비중은 올 연말에 확정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전기요금에도 변화가 생길까? 어제 발표에서 전기요금 변화와 관련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전기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오르면 오른 만큼 전기요금을 올리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물론 지금도 전기를 만드는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으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정부가 전기요금 오름세를 인위적으로 누르고 있어 한전의 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원가주의를 콕 집어서 이야기 한 것을 보면, 앞으로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전기요금을 누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퇴직연금 디폴트제도 이달부터 시작

💡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이란?

가입자가 따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알아서 선정해서 퇴직 연금을 운용하는 제도

 어제 정부는 DC형 퇴직연금에 도입되는 '디폴트 옵션'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에 나온 가이드라인을 보면, 우선 퇴직연금사업자가 고용노동부에서 7~10개 정도의 적격상품을 승인받아 온다. 그리고 그걸 다 가지고 와서 근로자 단체의 동의를 받고, 그 후에 근로자 개개인이 각자 디폴트 옵션 상품을 고르게 된다.

 미국의 경우 퇴직연금사업자가 적격투자 상품을 몇 개 가져오면, 회사가 사원들의 성향을 고려해 하나의 상품을 고르고 노동자 측이 동의하면 이 상품이 회사의 디폴트 옵션 상품으로 정해지게 된다. 그 후에 이 회사를 다니는 직원이 정해진 기간에 어떤 퇴직연금 상품에도 가입하지 않았다면 가입을 독촉하게 되고, 그래도 가입을 하지 않으면 그 때 이 디폴트 옵션 상품에 자동으로 가입시켜버리게 된다.

 미국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과연 디폴트 옵션을 도입한 의미가 있냐는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디폴트 옵션 상품을 근로자 개인이 고르지 않으면, 그냥 현금으로 남아있게 되어 지금과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왜 이렇게 설계가 되었나 싶기도 한데 결국 책임 소재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만약 미국처럼 단 하나의 펀드를 디폴트 옵션으로 회사가 정했는데 그게 손실이 나면 여기에 대해 기업이나 연금사업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개인의 책임'인 것으로 법에 명시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식으로 하면 퇴직연금을 핑계로 주식시장과 금융사를 키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어 면책조항을 넣지 않는 대신 가입자 본인의 책임인 것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디폴트 옵션에서조차 가입자 본인이 정하도록 하고자 한 것이다.

 DC형 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에서는 반드시 디폴트 옵션을 도입해야 한다. 연금사업자가 노동부에서 적격상품 승인을 10월 쯤 받아올 것으로 보여지며, 10월 이후 연금사업자가 기업에게 디폴트 옵션 상품을 알려주고 노동자 대표와 합의하여 도입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디폴트 옵션 상품으로 어떤 것을 고를지는 연말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사업 발표

 정부가 밀가루 가격안정을 지원하는 사업을 내놨다. 밀가루를 만드는 제분업체가 밀 수입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할 때 10% 이내로 올리면 70%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밀가루 가격이 많이 올라가니 물가를 자극하지 않을까 해서 나온 지원 사업인데, 이미 추경에도 반영되어 있었고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정부의 지원은 이번 달부터 내년 1분기까지 546억 원의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시행한다. 이 정책이 가격 안정에 효과가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제분업계는 이미 작년에 한두 차례 밀가루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밀가루 가격이 오르는 동안에도, 밀가루로 라면이나 빵 등을 만들어 파는 식품업계는 그만큼 가격을 올리지 못한 곳이 많이 있어 식품업계에서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물가는 자극을 받는 것이니, 아직 이 부분에는 구멍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6월에서 9월은 북반구 밀 재배지의 수확기라 앞으로 밀 생산은 충분할 것이라 예상하여 지난달 국제시장에서 밀 선물가격이 하락햇다. 이렇게 하락한 선물가격이 실제 수입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4~6개월이 소요된다. 밀 선물가격 하락이 지난달에 있었으니, 올 연말은 되어야 밀 수입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는 밀 수입 가격이 오를 수 있으니 이것을 막아보려는 것이 이번 지원사업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이유?

 최근 몇 달간 꾸준히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고 있다. 6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570조 원이 조금 넘는다. 그런데 이게 3월부터 4개월 연속 줄어든 수치인데, 4개월간 약 31조 원 정도가 줄었다. 단기간에 이정도로 크게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이유는 세 가지로 보고 있다.

1. 최근 달러 가치가 급격하게 올라가며 달러가 아닌 다른 나라 화폐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다른 화폐를 달러로 환산하다 보니 외환보유액 전체가 줄어들었다.
2.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무역 수지가 적자이다. 올 상반기 무역 수지는 대략 13 조 원 정도 적자를 기록했다.
3. 달러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정부가 가지고 있던 달러를 시중에 풀었다. 특히 지난 달에 달러-원 환율이 1,300 원을 넘기면서 달러를 많이 풀었고, 이 이유로 지난 달에만 외환보유액이 13 조 원정도 줄어들었다.

 적정 외환보유액이라는 것은 사실 정황하게 답을 내리기 어렵다. 그래도 IMF는 적정 외환보유액을 권고하고 있는데, 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IMF 권고 수준에 살짝 못미친다.

 그런데 이게 작년 말 기준이니, 올해는 적정 기준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위에서 기술한 이유가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는 또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꺼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절대적인 수치로는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