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2022.07.05 화요일 다시 듣기 및 내용 정리

목차

이 글은 라디오 방송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홈페이지의 손경제 보충수업을 기반으로 정리한 내용임을 미리 밝힙니다.

낮아진 경쟁률과 가점... 수도권 청약 열기, 정말 식은걸까?

“그러니까 올해는 꽤 큰 집인데도 작년과 달리 경쟁률이 낮더라는 거군요?” - 이진우 - 

 작년 상반기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124대 1이 넘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약 29대 1로 경쟁률이 많이 낮아졌다. 최저 당첨 가점도 작년에는 61점 정도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44점 정도로 많이 떨어졌다.이것만 보면 서울의 청약 열기가 식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작년, 서울에서 청약홈을 통해 분양된 아파트는 약 1700여 세대이다. 전용면적은 16㎡부터 126㎡까지 다양한데, 전용면적 40㎡를 기준으로 경쟁률이 눈에띄게 달라진다. 40㎡미만 분양 아파트의 68%가 경쟁률 한 자릿수대를 기록한 반면, 40㎡이상의 분양 세대에서는 약 1400세대 중 9세대, 0.6%만이 한 자릿수 경쟁률이 나왔던 것이다. 즉, 작년에 인기를 좌우한건 '면적'인 셈이다.

 올 상반기 서울에서 분양된 민영주택은 약 1200여 세대이다. 전용면적 40㎡미만 분양 세대에서는 65%가 한자릿수 경쟁률을 보이면서 작년과 비슷했지만, 40㎡초과에서도 한자릿수 경쟁률이 나온 비율이 35%로 높게 나타났다. 이 중에는 작년엔 찾아볼 수 없었던 미분양도 있었다. 이런 낮은 경쟁률을 보인 주택의 공통점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주택들이었다는 점이다. 이런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별 차이 없으면서 분양가가 9억원을 넘기면 경쟁률은 현저히 낮게 나왔다. 즉, 올 상반기 청약 경쟁률을 가르는 주요인은 '가격'인 셈이다.

 작년에 분양한 민영 아파트 중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곳이 있긴 했다. 하지만 작년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 지역에 있는 한 아파트의 전용면적 55㎡분양가는 6~7억 사이인 반면, 올해는 같은 면적의 분양가가 7억 후반에 형성되며 작년보다 약 10%정도 더 비싼 가격에 나온 셈이다. 인기가 많은 59㎡는 9억이 넘고, 84㎡는 11억을 훌쩍 넘기다보니 대출 규제와 맞물려 청약 경쟁률이 낮게 잡힌 것이다.  

 이런 현상을 볼 때 청약 경쟁률이 낮아진 것을 두고 '청약 열기가 식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틀리기만 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냥 분양가 가격 자체가 비싸저셔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이 분위기를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는 올해 예정된 사전청약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민간 사전청약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주변시세 대비 15~30%정도 저렴하게 나오니까 여기에서는 다시 경쟁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입 커피원두 세금 인하, 커피 가격도 싸질까?

“수입업체가 커피콩을 수입해오면 부가세를 국가에 납부하는데, 그걸 안 받을 테니 커피콩 사가는 사장님한테도 싸게 팔라는 거군요. 이거 유류세 인하와 아주 비슷한 구조네요.” - 이진우 -

 정부가 커피의 원재료인 생두를 수입할 때 내는 부가세를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해주기로 결정했다. 부가세를 깎아준 만큼 커피 가격도 내려가기를 기대하는 것.

 어제 정부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부가세 10%를 깎아준 만큼 수입업체가 카페 사장님들에게 싸게 공급하기로 합의가 되었다고 적혀있다. 그런데 수입업체가 생두를 팔 때 진짜 10%를 깎아서 팔지도 의문이고, 카페에서 10% 저렴한 가격에 손님에게 내놓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사실 생두는 커피 가격의 10%정도라, 이것을 반영해도 깎은 티가 나지도 않는다.

 그리고,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는 생두가 아닌 생두를 볶은 원두를 수입한다. 그런데 원두는 부가세 면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가격이 내려갈 이유가 전혀 없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커피값을 내리려고 세금을 깎아주긴 하는데 원가 절감 효과가 너무나도 미미해서 업계도, 소비자도 모두 가격 인하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

 

서울시, 다음 주부터 '안심소득' 시행

“일부 시민을 대상으로 일종의 기본소득 임상 실험을 하는 셈이네요.” - 이진우 -
“기존 현금성 복지에 쓰이던 재원을 이쪽으로 돌리면, 증세는 안 필요할지 몰라도 왜 굳이 바꾸는가에 대한 의문은 드네요.” - 이진우 - 
“사각지대를 없앤다는 목적이 큰 것 같아요.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도 있을 거고요. 이걸 안심소득으로 간단하게 바꿔보겠다는 거죠.” - 나수지 -

 '안심 소득'은 정부가 소득이 적은 가구에 현금을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비슷한 취지로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최소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기본소득'이라는 정책도 있다. 기본 소득이든, 안심 소득이든, 둘 다 우리가 아직 가보지 않은 길로, 이걸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험해본다는 의미가 있다.

우선 일부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3년간 안심소득을 주고 2년간 안심소득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해 가계소득은 어떻게 변했는지, 근로자의 비율은 어떤지, 건강 상태는 어떤지 등을 연구하고 종합적으로 따져 5년 후 서울시는 이 안심소득을 공식적으로 도입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안심 소득을 받으려면 소득(중위소득의 절반에 미치지 못함)과 재산(소득과 상관없이 3억 2,600만 원 이하 가구)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기존 복지제도와 비교하면 안심소득이 조금 더 간단해진 편이다. 대표적인 저소득층 복지제도인 기초생활보장제는 다양한 재산을 다양한 기준에 맞춰 소득 기준으로 환산을 하고, 이걸 바탕으로 지원 대상을 정해 소득이 없음에도 소규모 재산이 있는 걸로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사각지대를 메우겠다는 것이 이번 안심소득 사업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안심 소득으로는 중위 소득의 85%의 절반을 지원받는다. 예를 들어, 중위 소득이 100만원이라면, 이에 대한 85%인 85만원의 절반인 42만 5000원에 대해 서울시에서 소득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소득이 0이라면 42만 5000원을 전부 받지만, 소득이 40만원이라면 85만원에서 40만원을 빼고, 여기서 절반인 22만 5천원을 지원받는다. 이런 방식으로 실제 중위 소득을 적용해 계산하면 소득이 아예 없는 경우 1인 가구는 82만 6550원, 4인 가구는 217만 6460원을 지원받게 된다. 대신 안심소득을 받으면 그간 서울시가 지원해준 현금성 복지는 받을 수 없게 된다. 가령 생계급여, 주거급여, 청년수당 같은 복지 혜택을 받고 있었던 안심소득 대상자는 이 혜택분을 뺀 만큼만 안심소득으로 지원받게 된다.

출처 : 서울시

 복지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재원이다. 만약 서울시민 전체에 안심소득을 도입한다면, 연간 9조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서울시는 추정했다. 서울시는 재원과 관련해 기존 복지제도를 줄이는 대신 안심소득을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증세 없이도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산성하기에 따라 17조 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만큼, 재원 마련에 정말 증세가 필요 없을지는 조금 더 따져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