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무 가지 삽목하기 (죽어가는 사랑무 가지라도 살려보기💦)

튼실하고 예뻤던 사랑무 어디갔니

작은 가지라도 살려보자

지난번 포스팅에서 목대가 물러버린 사랑무를 살려보겠다고 위쪽 큰 가지 2개를 잘랐었다. 이미 위쪽 가지에도 무름이 옮고 있던 상황이었던지라 자른 단면이 상당히 촉촉했다. 그렇다고 안무른데까지 올라가면 남는 게 얼마 없을 것 같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 비가 계속 오는 날씨에 자른 가지 단면이 쉽게 건조가 되질 않았고, 상당 시간이 걸렸다. 그러던 어느 날, 오늘을 넘기면 아예 삽목도 못해보고 초록별로 보내줘야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너무 오래 말렸던걸까?

더 잘려 작아진 사랑무 가지

그나마 살린 사랑무 아기 가지 3개

너무 마른 부분은 자르고 버리고 하다보니 이렇게 작은 아기 가지 3개만 남아버렸다. 😭 사랑무 삽목은 잘되는 편이라긴 하던데, 이렇게 작은 가지도 삽목이 되는걸까? 매우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해보기로 했다.

자른 사랑무 가지

힁 너무 작다 ㅋㅋㅋ 저 잎들은 2세대 잎이다. 대머리 사랑무 포스팅 썼을 때 났던 잎들인데, 그렇게 오래 잘린 상태로 방치했음에도 잎들은 아주 멀쩡하다. 식물은 참 신기해. 

초록별로 떠난 목대와 큰가지

사랑무 목대 뿌리

엄청 튼실했던 사랑무 목대가 이렇게 볼품 없게 됐다. 뿌리 상태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지만, 혹시 얘도 물기 잘 말려서 다시 심어보면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오랜 시간 말린 끝에 들어본 목대는 너무너무 가벼웠다. 식물 초보인 나도 알겠더라. 이 녀석 떠났구나.. 잘가 목대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ㅠㅠ

삽목하려고 잘랐던 큰 가지 중 하나

삽목하려고 잘랐던 큰 가지 중 하나다. 그런데 이 녀석은 너무..말라버렸다. 이렇게 되길 바란 건 아니었는데, 마음이 아팠다. 그 와중에 잎은 멀쩡하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이 가지는 삽목해봤자 안될 것 같아 목대와 함께 보내주었다.

사랑무 삽목하기

지난 번에도 이야기 했지만, 마사토+다육이 전용 흙에 심기에는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 같아 상토를 준비했었다. 바닥에는 배수가 잘 될 수 있도록 마사토를 깐 뒤, 상토 위에 아기 가지들을 살짝 눌러 꽂아두었다. 물을 줘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이 돼서 그냥 안 줬다. 사랑무가 무르게 된 원인이 아무래도 과습이었던 것 같아 두려웠기 때문이다 ㅠㅠ 

분리해 다시 삽목하기

저렇게 며칠을 두었는데 아무런 변화도 없이 고요했다. 그러다 삽목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얻게 되어 다시 삽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일단 삽목을 하게 되면 햇빛이 들지 않는 음지에 두어야 한다고 한다. 햇빛을 받아 잎이 광합성을 하게 되면 아래로 영양이 가지 못해 뿌리가 내리기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삽목을 한 뒤 물을 줘야 흙이 정리되면서 가지가 딱 고정이 된다고 한다. 

임시 화분

페트병을 잘라 화분을 만들었다. 삽목한 가지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주기 위해서 옆면에도 구멍을 뚫어주었다. 위에 토분은 애초에 통기성이 좋아서 상관 없겠지만, 플라스틱 통은 얘기가 다르니까. 

사랑무 삽목

아기 가지 하나를 페트병 화분에 옮겨 삽목한 뒤 물을 살짝 줬다. 확실히 가지가 고정이 잘 된다. 흙이 숨을 잘 쉬어야할 텐데.. 햇빛을 받지는 않는지만 가끔 체크를 해주고 나머지는 사랑무 자생력을 믿어보자.

나머지 2개 가지를 삽목한 화분에도 물을 줬다. 그런데 화분이 커서 흙이 많아서 그런지 플라스틱화분에서처럼 가지가 고정이 잘 안됐다. 이제 여기까지만 해보고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면 정말 포기해야겠다. 

네이버 이웃으로 등록해둔 식물의 신님이 있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갑자기 생각나서 블로그에 들어가 포스팅을 보니 여기에 모든 정보가 다 있었네. 이 블로그만 잘 봤어도 사랑무를 이렇게 불쌍하게 만들지는 않았을텐데..매우 아쉽다. 삽목한 사랑무 아기 가지들이 힘내서 뿌리를 내려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