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일지 :: 완전한 대머리였던 사랑무 새싹이 나다🌱

사랑무 구입부터 2번의 분갈이, 저면관수한 이야기

2021.06.26
파주 조인폴리아에서 한 눈에 반해 14,000원에 구매했다. 무료 셀프 분갈이 코너가 있어 화분을 하나 사고 바로 분갈이를 했다. 화분이 좀 작아 기존에 심어져있던 흙을 털어내고 옮겨 심었다. (화분이 좀 작긴 한데 직원이 다육이니까 괜찮겠다고 하셔서 그냥 구입) 꾹꾹 눌러 심으면 안될 것 같아 살살했더니 사랑무가 단단히 고정되지 않았다. 적응기를 둬야한다고 해서 바로 물을 주지 않았다.

2021.06.27 ~ 07.12
베란다에 햇빛은 잘 들되 직사광선은 받지 않도록 창가에 두었다. 양쪽 베란다 문을 거의 열어놓고 사니 통풍은 문제 없겠지? 다행히 잎이 후두둑 떨어진다고나 잎이 쪼글거린거나 하는 증상은 보이지 않아 잘 적응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2021.07.13 (?)
들여온 지 한 2주하고도 며칠 지나서 물을 주었다. 물이 고프면 잎이 쭈글거린다고 들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근데 뭔가 2주에 한번씩 물을 줘라라는 말이 마음에 걸려서 주게 됐다. 또 물을 잘 줘보겠다고 어떻게 물을 줘야하나 찾아봤는데 저면관수 방법으로 물을 줘야 흙이 전체적으로 젖는다고 해서 나도 그렇게 했다. 대야에 물 받고 1시간 정도 담궈두었다. 꺼내보니 정말 흙이 전체적으로 축축했다. 혹여나 썩을까봐 화분 받침을 빼고 물이 똑똑 다 떨어지게 했다. 그 뒤로 며칠간 서큘레이터를 가동해 통풍이 잘 되도록 해봤으나, 잘 된건지는 모르겠다. 

2021.07.20
저면관수로 물을 주고 한 일주일 뒤에 사랑무가 팍 성장했다. 새로운 가지와 잎이 많이 올라왔다. 다행히 잘 크고 있구나 생각했다.

2021.07.21 ~ 07.29
그러나 그 뒤로 사랑무의 상태가 이상했다. 잎이 자주 떨어지는 현상이...하루에 많게는 10개 이상의 잎이 뚝뚝 떨어져 매일이 노심초사였다. 이 때 폭염의 날씨 탓에 베란다에서 더위를 먹는 것 같아 베란다 <-> 거실을 왔다갔다 옮겨가며 서큘레이터도 틀어줬다. 나름대로 정성을 다했다고 했는데 잘못된 방법이었는지 그 뒤로 잎이 더 잔뜩 떨어졌다ㅠㅠ 

인터넷을 뒤져보다가, 일단 다육이용 마사토 흙과 통기성이 좋다는 토분을 구입했다. 이유는 지금 흙이 다육이용 흙이 맞는지 의심스러웠기에 분갈이를 다시 해야하나 싶었기 때문이다.

무료 분갈이했던 흙

보통 다육이 흙으로 마사토라는 걸 쓰는 것 같았다. 뭐 배양토 30%, 마사토 70% 이런 식으로 배합해서 쓰라고 하던가. 마사토가 배수가 좋아 다육이용으로 쓴다고 한다. 근데 초보자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각각 흙을 사서 배합은 한다고 쳐도 꼴랑 사랑무 하나 분갈이 한다고 용량 많은 흙을 사기도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결국...

분갈이 하고 남은 다육이흙 초보자세트

다육이흙 초보자세트를 샀다. 초보자 세트 만세! 일단 사랑무를 살려내는 게 급선무라 리뷰가 좋은 흙을 선택했다. 내 개인적인 아묻따 믿을 수 있는 평점은 4.8인데 이 제품이 4.8 평점이었다. 이 흙이라면 사랑무를 살릴 수 있을 것만 같아..! 소용량씩이라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빈티지 토분

토분이라고 하면 황토색만 생각했는데 빈티지한 색감의 토분도 있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예뻐서 만족스럽다. 그런데 분갈이 준비를 하긴 했는데 분갈이를 해도 되나 망설여졌다. 분갈이한 지 얼마 안됐는데 또 하면 바로 초록별로 떠날까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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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30 
결국은 마음을 먹고 분갈이를 하기로 했다. 아래는 분갈이 하기 전 사랑무의 상태다. 새로난 작은 잎들은 꼭 타들어간 듯이 말라가고 있고, 다 큰 초록 잎들은 아래로 축 쳐졌다. 그런데 잎 자체의 상태는 쪼글거리지도 마르지도 않았다.

2번 째 분갈이하는 날의 사랑무 상태

초보자 세트에서 시키는 대로 사랑무를 옮겨 심었다. 설명서에 분갈이 하는 법이 잘 나와있어서 쉽게 했다. 기존에 흙은 그냥 다 털어냈다. 새로운 흙과 너무 다른 흙이라 섞는 게 이상할 것 같았다. 아무튼 기존 흙은 배수가 잘 안돼.. 그나마 썩지 않아 다행이었다. 분갈이하면서 뿌리 상태를 봤는데 그닥 문제가 있어보이지는 않았지만, 처음보다 뿌리가 더 내리지는 못한 듯 했다. 분갈이 하는 과정에서 가지가 툭툭 떨어지고 잎도 떨어지고 그랬다. 이젠 모르겠다! 살면 살고 말면 말아라. 베란다 위치에 항상 두고 관심을 좀 덜 주기로 했다.

2021.08.01
새로운 마사토 흙에 분갈이를 한 다음 날이다. 점점 볼품 없어지고 있다. (난 몰러...) 그래도 좋은 흙에 옮겨 심었더니 약간 안심이 됐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다했단다 얘야. 이제 살고 죽고는 너에게 달렸어🙄 사랑무가 고정이 잘 안돼서 묵직한 캔들을 올려두었다. 

2021.08.02~08.05
물기가 전혀 없는 마사토 흙에 옮겨심어선지 사랑무가 빠른 속도로 말라가는 게 보였다. 잎이 마르고 가지도 무르고 암튼 계속해서 본인의 팔다리를 잘라내던 사랑무.....ㅠㅠ 상태 안좋은 가지는 살짝만 툭 건드려도 떨어졌다. 

잎이 쪼글거리고 엄청 납작해졌다

 

수많은 잔해

 

그 와중에 새싹과 가지가 남

사랑무가 말라 죽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지만, 그 와중에 새싹과 새 가지가 나고 있어 응원해줬다. 물은 일주일 뒤에 주기로 했기 때문에 말라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2021.08.06
드디어 사랑무 물을 주기로 한 날이다. 저번처럼 저면관수하기가 무서워 또 열심히 찾아보았다. 식행사라는 식물 네이버 카페를 알게되었고, 거기서 우리 사랑무랑 상태가 매우 비슷한 케이스를 발견했다. 그 글 댓글에 고수로 보이시는 분이 뿌리를 건드는 분갈이를 한 경우에는 일주일 뒤에 물을 소주컵 한 잔 주고, 또 일주일 뒤에 소주컵 한 잔 주고 뿌리 반응을 보라고, 뿌리가 반응하면 그 뒤로는 넉넉히 준다고 하셨다. 그래 이거다!!!! 소주컵 한잔 분량의 물을 화분 위쪽으로 찔금찔금씩 주었다. (분갈이를 하고 나면 대가 단단히 고정이 안되니 물을 위로 주는 게 좋다고 한다.) 정말 죽지 않을 정도로만 물을 주는 느낌이었다. 

잎 몇 개 안남은 대머리 상태가 된 사랑무

2021.08.07 ~ 08.11
소주 한잔(?) 마시고 난 사랑무는 이제 더이상 떨어질 잎도 가지도 많지 않아 고요해보였다. 새싹이 더디게 났다.

2021.08.12
사랑무 두번째 소주 한잔 마시는 날. 지난번 소주 한잔이 너무 적었는지 아니면 위쪽으로 너무 찔끔찔끔 줘서 뿌리가 물을 잘 못 먹었나 싶었다. 어떻게 줄까 고민하다가 또 어떤분이 화분받침에 물을 받아 미니 저면관수를 하셨다기에 나도 따라해보기로 했다.

스스로 물을 먹어보렴

화분 받침에 물이 안 넘칠 정도로 받아와 화분을 내려놓았더니 표면장력으로 아슬아슬하게 물이 안넘치는 듯하더니 조금 넘쳤다. 뿌리가 더 안내렸을 것도 같고..흙이 물을 잘 빨아먹을까 어쩔까 모르겠지만 일단 냅둬보기로 했다.

물 먹고있다!

한시간 좀 안돼서 가보니 오! 물이 줄어들었다. 흡수하고 있구나!!! 더 둬보기로 하고 한 2시간이 흐른 뒤 화분을 들어봤다.

많이 줄었다 줄었어!

물이 꽤나 줄었다. 남은 물은 어쨀까하다가 화분 위로 뿌려주었다. 나중에 이 때 준 물의 양이 얼마나 되나 궁금해서 확인해보니까 소주 1.5잔 정도였다. 소주 한잔은 부족했던거니 사랑무야?ㅋㅋ 

2021.08.15

그리고 오늘!!! 새 잎과 가지가 꽤나 올라오고 있다. 아직 더 떨어져야할 가지 몇개가 보이긴 하지만, 이정도면 사랑무 처음 잎과 작은 가지들은 거의 다 떨어졌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을 기점으로 사랑무 2세대로 불러주기로 했다. 사랑무 2.0아 잘 버티고 있구나. 다음주에는 물을 좀 넉넉히 줄테니 힘내. 이제 더위도 한풀 꺾이고 좋아질거야. (사랑무가 여름에 힘들어하는 식물이란다)

사랑무2.0

 

잎은 어쨌니 사랑무야

역광과 큰 잎이 하나도 없는 사랑무의 조화로, 마치 바깥 나무랑 한 몸 같다 ㅋㅋ 너의 리즈 시절로 돌아가자 사랑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