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주유소에서 만난 개냥이 삼형제

  제천에서 힐링힐링 글램핑을 즐기고 충주를 거쳐 올라오는 길에 있던 주유소에서 엄청난 개냥이 삼형제를 만났다. 

꼬리를 한껏 세우고 다가오는 냥이들

사실 휴게소인 줄 알고 화장실을 들를 생각으로 내렸던 것인데, 휴게소라 생각했던 건물은 텅 비어있었고 저 멀리 주유소만 운영 중이었다. 다행히 주유소 옆에 화장실이 있길래 그쪽으로 가려는 순간, 이 녀석들이 달려왔다.

너희들 뭐야뭐야 😍 다가와서 자기 만지라고 머리 들이밀고 몸에 부비고 난리였다. 심지어 배를 보이고 뒹굴뒹굴까지 보여준 녀석들.. 주변을 둘러보니 텅빈 건물 입구에 이녀석들 집과 밥그릇이 놓여있었다. 주유소 직원분들이 기르는 고양이인걸까?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이들의 털 상태나 행동으로 봐서는 밥을 잘 먹고 있는 듯 했다.

  세 마리가 동시에 애교를 부리는 통에 화장실 가는 것도 잊고 연신 쓰다듬어줬다.  먼저 정신을 차린 남편이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가니까 갑자기 세 마리가 동시에 남편을 따라 갔다. ㅋㅋㅋ 나도 자연스럽게 따라 가게 되었는데, 남편이 화장실에 들어가자 개냥이 삼형제는 다시 나한테 달려왔다. 그리고 나는 또 쓰다듬봇이 되어 버렸다.
 

냥이들에 홀려버린 나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냥이들이랑 놀았는데, 냥이들 보호자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주유소에서 기르는 아이들이 아닌 건지, 아님 자유롭게 키우는 건지.. 아무튼 너무 개냥이라서 좀 걱정이 됐다. 내가 나쁜 사람이면 우짤라고요! 

  그러다 어떤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이리와 이리와 하면서 냥이들을 불렀다. 냥이들 보호자이신가? 궁금했는데 우리한테 말을 걸지 않으셔서 우리 역시 말을 걸지는 않고 조금 떨어져 따라갔다. 그런데 우리 바로 옆에 주차한 차주였다. 보호자는 아닌 것 같고 그냥 우리처럼 지나가던 사람들인 것 같은데, 고양이들을 불러 조수석 콘솔박스를 열더니 동물 간식으로 보이는 것을 주기 시작했다. 

주는 게 고양이 간식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냥이들은 잘도 먹었다. 한 두번 얻어먹어본 솜씨가 아니다. ㅋㅋ 우리도 뭔가 주고 싶었지만 딱히 줄 게 없어서 매우 아쉬웠는데, 그래도 착한 냥이들이라 빈손인 우리도 반겨줘서 고마웠다. 이거 츄르라도 들고 다녀야 하는 지 심각하게 고민된다 ㅋㅋ

아무튼 저 아저씨는 은근 기분이 나빴다 ㅋㅋㅋ 우리랑 잘 놀고 있는 냥이들을 굳이 데리고(뺏어) 가서 간식을 주다니! 불공평하다...ㅠㅠ 뭔가 얌체 같았던 아저씨. 흥! 그저 애들한테 해로운 음식을 준 것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괜한 걱정이겠지.

차 안에서 아이들이 간식 먹는 걸 지켜봤다. 제일 앞쪽 녀석은 벌써 다먹고 귀를 털고 있네. 이 녀석들 포즈 취할 줄 좀 아는 녀석들 같다..! 맨 처음 올린 GIF에서도 일렬로 멋지게 다가와서 오오 잘 찍었다 싶었는데, 이 대각선 전형 뭔데?! ㅋㅋ

나중에 제천 또 오게 되면 다시 들러볼 생각으로 주유소 위치를 저장해두었다.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음 좋겠다.
예쁘고 애교 많은 냥이들. 좋은 보호자 밑에서 건강하게 크고, 좋은 사람들만 만나서 행복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