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이사적응기 Day16 - 분리불안이 다시 시작됐다

추석 당일이 지나고 그 다음날인 오늘은 푹 쉬기로 했다. 어젯밤 둘 다 눕자마자 곯아 떨어졌는데 남편도 정말 피곤했는지 오전 10시 쯤에나 일어났다. 남편은 프로늦잠러가 아니라 새나라의 어른인데 말이다.

  더군다나 새벽 7시쯤 뭉치가 알람을 줘야 정상인데 어찌된 일인지 조용해 늦게까지 잘 수 있었다. 기특한지고? 며칠 집을 비우다시피 했으니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서 뭉치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마음을 안 건지 엄청 질척댄다. 우리 며칠 없었다고 어리광이 엄청 늘었다. 좋아졌던 분리불안 증상도 다시 나타나고.. 에구 어쩔 수 없지. 분리불안 훈련을 계속할 수 밖에!

계속하자! 분리불안 훈련

  프로늦잠러인 나는 오전 11시에 일어났다. 더 잘 수 있지만 즐거운 휴일이니까ㅋㅋ 간단히 아점을 먹는데 식탁 근처에서 뭉치가 엄청 질척댄다. 요즘 사람이 식사할 때 얌전히 쉬고 있어서 참 좋았는데... 며칠 없었다고 이러기 있니. 특히 간단하게 식사할 때면, 그러니까 토스트 빵처럼 손에 들고 먹는 음식이면 자기도 먹을 수 있는거라고 생각하는 지 아주 더 난리를 친다. 자기도 달라고. 15년동안 갈고 닦은 뒷발로 일어서기가 얼마나 훌륭한 지 원. 밥 먹는 내내 식탁 위를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의자로 와서 사람을 앞발로 친다. 사람 막 치고 그러면 안돼.. 게다가 엄청난 낑낑거림! 이럴 땐 답은 하나지 뭐.
 완.전.무.시
   먹는 동안 절대 눈도 안마주치고 쳐다도 안보고 이름 부르지도 않는다. 지금은 서로 괴롭겠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서로를 위하는 길이야. 아점을 후딱 먹고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가니 또 쪼르르 따라온다. 화장실 문 닫기 전 손바닥을 보여주고 "뭉치, 화장실 다녀올게!"라고 말한다. 문 틈으로 킁킁대고 문을 긁어도 안에서 이름 부르거나 하지 않는다. 나와서도 바로 강아지한테 반응을 보이지 않아야한다. "좋아. 뭉치! 집안 산책 한번 할까?"

강아지랑 함께 놀기

  같이 하루종일 있기로 한건 좋은데 뭉치가 심심해보인다. 산책은 저녁에 갈거고, 집안산책도 했고, 킁킁페이퍼도 한 번 했고, 코담요도 한 번 했고~ 뭉치 혼자 노는 것들 말고 같이 놀아주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뭉치는 공이나 인형에 관심이 없다. 치실토이공이랑 작은 인형을 사줬는데 가지고 놀지 않는다 ㅠㅠ 인형으로 막 입주변에 툭툭 치고 다리 툭툭 건들고 하면 반응 보이고 물긴 하는데 그게 오래 가진 않는다. 공을 던지면 물어온다거나 하는 것두 없고. 소파에 늘어져 열심히 인터넷 검색을 해본다. [노령견 놀아주기] [노령견 장난감] [강아지 같이 놀아주기] 등등.. 그러다 생각이 났다. 얼마 전 유행하던 강아지가 야바위에 속은 걸 알게 된 후 영상! (한 손엔 간식 1개, 다른 한 손엔 간식 잔뜩 들고 강아지를 속이는 것) 야바위를 해보자! 간식 가지고 하는 거니까 반응은 바로 보이겠지?

간식 넣는 걸 보여주고 손을 섞었더니 반응을 보인다!ㅋㅋ "자! 어느 쪽이게?" 와서 냄새를 맡고 맞추길 기대했는데 어째 냄새는 안맡고 아무 손등이나 긁어댄다. 찍기 신공이냐?ㅋㅋㅋ 냄새를 맡아서 맞춰야지! 아직 게임 룰을 잘 모르는 것 같네. 관심은 많으니 꾸준히 해봐야겠다. (이 글을 쓰는 시점 뭉치는 야바위 꾼이 되어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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