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이사 적응기 Day 9 - 분리불안이 생겨버렸다

  Day 5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뭉치는 우리가 외출했을 때는 오히려 분리불안 증상이 없고, 집 안에서 분리불안 증상이 있다. 특히 우리가 침실에 들어가 문 닫았을 때 가장 심하다. 밤에 자러 들어가면 낑낑대고 크게 울고 문 긁고.. 이웃에 민폐가 될 것 같아 생각해낸 게 바리케이트였다. 문을 열어두고 바리케이트 너머로 방을 볼 수 있게 해둔 거였는데, 효과가 괜찮았다. 하지만, 여전히 문을 닫으면 난리였고 우리도 바리케이트 넘어 다니기가 힘들었다. 안되겠다.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싶었고, 찾은 방법은 [집안 산책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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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가 드라마틱해

  유튜브 ‘보듬’ 채널에서 강형욱 훈련사의 반려견의 분리불안 세미나 영상을 올려둔 걸 찾았다. 이 세미나에서 강 훈련사는 집안 곳곳을 소개하는 방법을 이야기 했다. 강아지들은 살고있는 이 집 안이 안전한지, 괜찮은 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는 거였다. 그럴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유가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는 분리불안 증세가 그다지 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장실은 뭉치가 들어가봤으니까.

  나는 나만의 쉴 공간을 확보하고 싶었고, 그래서 침실은 출입하지 못하게 한 거였다. 강아지도 자기만의 공간(켄넬)이 있는데 나도 좀 그러자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침실에 들어가면 난리니 이게 쉬는 걸까? 결국 짝꿍과 상의해서 결정을 내렸다. 바리케이트 치우자. 그리고 침실을 소개해주자.

  집안 산책 시에는 산책할 때와 같이 가슴줄을 채웠다. 또 산책 시와 마찬가지로 주도권은 견주가 잡는다.

“이리와, 뭉치야!”
“여긴 부엌이야.”

  이런 저런 말을 하며 싱크대 하부장도 열어서 보여주고, 창고도 한 번 열어서 보여주고 정말 말그대로 구석구석을 다 보여주었다. 충분히 냄새를 맡아볼 수 있게. 그리고 곳곳을 다니면서 간식도 한 번씩 주고.

  마지막으로 침실 소개. 침실에 들어가 장롱 열어서 옷 냄새도 맡게 하고, 구석의 행거도 확인하게 했다. 그리곤 바닥에 누워 뭉치를 옆에 엎드리게 했다. 이 곳은 안전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주고 싶어서 함께 쉬려는 생각이었다. 뭉치는 꾸벅꾸벅 졸더니 바닥에 턱을 대고 잤다.

그리고 이날 밤 우리는 처음으로 문을 닫고 잤다. 뭉치는 멀찌감치서 문 닫는 우리를 보더니,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낑낑거리는 것 없이 이렇게 쉽게 해결될 일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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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청개구리 아냐?

 

  뭉치는 새벽 5시 반부터 일어나 낑낑대며 우리를 깨웠다. 짝꿍이 한 시간 가량 새로운 위치에 둔 배변판에서 배변 유도를 했으나 안했다. (어제 배변 장소를 바꾸었다.) 지친 짝꿍이 소파에 누워 쉬는 사이, 원래 배변판이 있던 자리에 놓은 배변패드에 쉬야와 똥을 쌌다. 그 이후로 또 한 번 원래 위치에 쉬야를 했다. (자기 냄새를 찾을 수 있게 오줌이 묻은 그대로 두었다.)

이거 청개구리 아냐? 그 동안은 안하다가 배변판 위치 바꾸니까 원래 위치에 싸잖아! 배변판이 낯설어서 안 했다고 하기엔, 언제 샀는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 쓴거잖니.. (짝꿍 기억으론 최소 10년은 썼다고..)  그렇다고 쉬야 실수를 더이상 안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직은 과도기인 듯 했다. 오늘 집 안에서 총 9번의 배변을 했는데,

원래 배변 장소의 패드 위 4번
현관문 앞 패드 위 1번
현관 맨바닥 1번
거실 맨바닥 3번

자발적으로 패드 위에 성공한 확률로 따지자면 55%다. 어제까지만 해도 배변 유도를 해야만 배변판 위에 쌌고, 그 외에는 다 맨바닥에 쉬야 실수였으니 엄청난 확률 증가다. 당분간은 현재 3군데의 배변장소를 유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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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넬에서 언제 쯤 쉴까

 

크레이트 훈련을 하루에 여러 번, 아침 저녁 밥 줄 때도 켄넬 안에 넣어 주고 종종 간식도 몰래 넣어두는 식으로 켄넬과 친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들어가는 것에는 거부감이 없지만 아직까지 엎드려 쉬지도 않고 시간 늘리기가 잘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원래 방석 집이 켄넬 앞에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방석집을 언제 쯤 치우면 좋을까?

 

강아지 이사 적응기 Day 10 - 드디어 켄넬에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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