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혼자 있는 강아지 뭐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 (CCTV 어플)

 

순간포착. 꼭 숨어서 감시하는거 같다? 너 사실 보이지!🤣

 

  올해 3~4월 쯤 뭉치가 이런 저런 문제 행동이 많았더랬다. 그래서 하다하다가 사람이 집에 없는 낮시간대에 CCTV어플로 상태를 지켜보기까지 했었다. 근데 그 쯤 몇 번 요상한 행동이 포착돼, 이것도 알아봐야겠다며 CCTV어플을 틀어놓고 갔었다.

  그 행동은 바로, 우리가 퇴근 하고 왔을 때 뭉치가 본인 켄넬이 있는 방이나 거실에서 오는 게 아니라 화장실 쪽에서 나오는거였다. 그런 행동을 두 세번 봤을 때는 그냥 우연이겠거니 했는데, 아예 화장실 안에서 나오는 걸 두 번 목격했을 때는 이건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CCTV 어플을 틀고 화장실 쪽을 비추도록 세팅한 후 출근 했던 날. 일하다 틈틈이 CCTV를 확인했다. 낮시간대엔 사람이 없으니 거의 잠을 자느라 CCTV에 잘 잡히지 않았는데, 오후 5시쯤 확인을 했을 때 웃픈 상황을 볼 수 있었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집이라 오후 5시 쯤이면 집 안이 꽤 어두운데다가 무료 CCTV 어플이라 화질이 썩 좋진 않아 잘 보이진 않았다. 그런데 화면 속 어두운 화장실 안쪽에서 희끄무레한게 움직였다. 설마? 그리고는 꽤 오랜 시간을 화장실 안쪽에 앉아있던 뭉치를 볼 수 있었다.

 CCTV 어플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추측이었는데.. CCTV를 본 이후로는 확신할 수 있었다. 화장실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구나. 아마 우리 추측으로는, 최초에 혹은 두어번 쯤. 우연히 뭉치가 화장실 근처나 화장실로 들어갔을 때 우리가 귀가를 한거다. 그리고 뭉치는 어리석게도 화장실에 들어가면 얘들이 돌아오나봐! 라는 생각을 갖게 된게 아닐까?

  어디까지나 추측뿐이지 왜 뭉치가 화장실에 들어가 앉아있게 된건지는 뭉치 본인만이 알거다. 하지만 확실한 건 퇴근시간이 다가올 쯤 평상시에는 들어가지도 않는 화장실에 들어가 앉아서 사람을 기다렸다는거다.

웃기고도 슬픈 일이었다. 이 사태를 알고도 계속 화장실에 앉아 뭉치가 기다리게 둘 순 없었다. (물론 화장실 바닥이 젖어있거나 차갑진 않지만....그래도...기분상...)

그 뒤로는 한동안 화장실 문을 꼭꼭 닫고 출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