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2022.05.26 목요일 다시 듣기 및 내용 정리

목차

이 글은 라디오 방송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의 내용을 정리하고 개인적으로 공부한 내용을 적은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정부, 지하철&버스 통합정기권 도입 추진 

현재 지하철만 이용 가능한 정기권이 있는데, 앞으로 지하철뿐만 아니라 버스까지 이용 가능한 통합 정기권을 내년까지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할인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 정기권은 지하철만 이용 가능하다보니, 버스+지하철을 모두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래도 이 통합 정기권이 도입이 된다면 교통비를 최대 38%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계산은 아래 예시를 통해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경기도 의왕 거주자가 광화문까지 출퇴근한다고 가정했을 때,  의왕에서 인덕원역까지 버스 이동 후 인덕원역에서 광화문역까지 지하철을 탄다. 이 경우 한 달 60회 기준으로 따지면 9만 9천 원을 내는 데, 통합 정기권을 사용하게 되면 6만 1700원만 내면 된다.

앞으로 정부, 지방자치단체, 교통공사, 버스 사업자가 모여 비용 부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해야할 텐데, 서울교통공 사와 서울시내버스 사업자들이 만성 적자를 앓고 있는 것이 문제다.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지난해 적자가 1조 7천억 원, 서울 시내버스 업계는 통틀어 약 7천억 원의 적자가 난 상태고, 심지어 서울교통공사는 돈이 없어 지난해 상반기에만 2조 원의 공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그러니 잊을만하면 노인들의 무임승차를 없애달라고 하는 것인데, 이 적자를 이미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합 정기권 얘기가 나오는 게 곧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사실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건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인데, 이게 2015년 이후 7년 째 1250원으로 동결이 되어있다. 그런데 요즘 유가도, 인건비도 오르니 이제는 대중교통 요금을 올려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들의 반발을 완화하기 위해 이런 수를 쓰려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인도, 밀에 이어 이번엔 설탕 수출 금지?

인도가 밀에 이어 이번에는 설탕 수출을 덜 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밀처럼 완전 수출 금지는 아니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의 총 수출량을 1천만 톤으로 제한을 하겠다는 것이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를 기준으로 잡은 이유는 인도의 회계 연도가 그렇게 잡혀서이다.

인도가 브라질에 이어 설탕 수출 세계 2위 국가인데, 이런 나라가 수출량을 줄이겠다니 국제 설탕 가격이 많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소식은 자세히 들여다 봐야할 게 인도의 설탕 수출량이 작년 10월부터 이달(5월)까지 대략 800만 톤이다. 그러면 남은 다음 달부터 9월까지 수출 가능한 양이 1천만 톤 - 800만 톤 = 200만 톤 정도 된다. 그래서 비교를 위해 작년, 재작년 인도의 설탕 수출 양을 확인해보니 작년은 700만 톤, 재작년에는 600만 톤 정도였다.

그러니까 오히려 올해 굉장히 많이 수출을 했다고 볼 수 있으니, 갑자기 수출을 줄여! 보다는 뭐 이렇게 수출이 많아? 그만!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럼 왜 수출을 제한하는 지가 궁금한데, 여기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인도 정부가 충분한 설탕 재고를 유지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게 인도 국민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얘기는 하지만, 데이터를 살펴보니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인도의 설탕 예상 생산량이 3500만 톤이고, 인도의 국내 소비량은 연간 2700만 톤이다. 그러니까 많이 남는 상황이고 특히 비축해둔 설탕량이 820만 톤 정도 되기 때문에 내수 공급분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갑자기 인도 국민들이 설탕 소비량을 줄인 게 아니라면 설탕이 과잉 생산된 것이고, 그러니까 수출 제한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우리가 모르는 속사정이 있겠지만은 일각에서는 인도가 수출되는 공급량을 조절해 가격을 올린 뒤에 다시 팔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국제 설탕 가격이 지금 계속 오름세인데 설탕 수출 최대 국가인 브라질에서 설탕 생산량이 줄어 공급이 부족할 것 같으니 이참에 자기들도 수출을 제한해 이득을 보려는 전략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다.

또한 브라질의 설탕 생산량이 줄어든 이유를 살펴보자면 큰 원인은 국제 유가 때문이다. 브라질에서는 바이오 에탄올 연료를 많이 사용하는데, 최근 석유 가격이 오르니까 에탄올을 제조하는 사탕수수 수요가 급증했다. 사탕수수를 가공하면 설탕이 되기도 하고 에탄올이 되기도 하는데, 에탄올 제조용 수요가 많아지다 보니 설탕을 덜 생산하게 됐고, 또 기후도 나빠 사탕수수 작황이 워낙 좋지 않았던 것도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인도에서 설탕 수입을 많이 안하고 있다. 우리나라 1년 설탕 소비량이 대략 한 130만 톤 정도인데 그중 한 11만 톤을 수입하고 있고 이 11만 톤 중 인도에서 가져오는 양이 500톤 정도 비중이라 매우 작다. 그래도 어쨌든 인도에서 수출 제한을 하게 되면 심리적인 영향으로 설탕 가격이 오를 수 있고, 인도 설탕을 수입하던 국가들이 다른 데서 수입을 하게 되면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설탕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도의 밀 수출 금지 관련 기사>

밀가루 대란이 인도 탓?…밀 생산량 2위 인도는 왜 수출 금지했나 [뉴스+]

DSR 규제 우회로, 대출 만기는 점점 늘어난다? 

💡 DSR이란?

Debt Service Ratio의 약어로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이다.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의 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연간 총부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눠 산출한다.

DTI(총부채상환비율)은 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에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의 이자를 더한 금융부채로 대출한도를 계산하는 반면 DSR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 카드론 등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더한 원리금 상환액으로 대출 상환 능력을 심사하기 때문에 더 엄격하다.

출처 : NAVER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요즘 시중 은행에서 만기가 긴 대출 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바로 대출 규제 때문인데 그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이번 정부에서 LTV를 최대 80%까지 완화해주겠다, 즉 대출을 더 많이 해주겠다는 건데 문제는 DSR 규제는 그대로다 보니 이 규제 안에서 어떻게 하면 대출을 좀 더 많이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시중 은행에서 40년 만기 주택담보 대출이 출시되어 판매가 되고 있는데, 정부에서 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 대출의 만기를 50년까지 늘리겠다고 검토하고 있다. 만기가 늘어나면 할부가 길어지는 거니 매달 내는 원리금 상환 부담액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원리금 중에서 이자야 어차피 같지만 원금 상환 부담액이 줄어든다. 

매달 나가는 돈 자체가 줄어들고 연간 기준으로 보면 더 줄어들게 되니, 같은 연봉을 가지고도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효과가 있고 또 만기가 길어지게 되면 소득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다. 

이렇게 되면 대출 총량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여기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대출 받는 사람이 매달 매달 갚을 수 있느냐를 보는 것이다. 가처분 소득 내에서 200만 원 버는 사람에게 한 달에 150만 원씩 빚 갚으라고 하면 어렵지만 15만 원씩 길게 갚으라고 하면 삶에 무리가 없으니 이렇게 만기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대신 그만큼 이자는 많이 늘어나겠지만. 일종의 편법인 셈이다.

💡 가처분 소득이란?

국민소득 통계상의 용어로 개인소득 중 소비 ·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

출처 : NAVER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 가처분소득

정부에서 고민하고 있는 디딤돌, 보금자리론 같은 주택담보대출은 DSR 산정 대상은 아니지만, 이렇게 앞장서서 만기를 늘리는 이유는 정부의 결정에 시중 은행도 따라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니 그걸 기대하는 것이라 보고 있다.

신용 대출 역시 같은 이유로 만기가 늘어나고 있다. 은행에서 10년짜리 대출을 내보내고 있는데, 신용 대출 같은 경우에는 만기가 5년 이내라면 다 5년으로 치고 원리금 상환액을 계산한다. 예를 들어 1천만 원을 2년 만기로 대출받았다면, 1천만 원 / 5년 해서 1년에 대략 200만 원씩 갚게 된다. 이자를 포함하면 한 달에 대략 20만 원 정도를 갚는 셈이다.

그런데 만기가 5년보다 길면 실제 대출 만기로 원리금 상환액을 계산하는데, 만약 10년 만기로 대출 상품을 출시하게 되면 1천만 원 / 10년 해서 1년에 100만 원 정도, 달마다 대략 한 8만 4천 원 정도를 갚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 대출을 해주고 싶으면 20년, 40년 만기로 하면 될 것 같지만 또 무한정 월 상환액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원리금 즉 이자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자가 높을수록 일정 금액에 수렴하게 된다. 

북유럽의 어떤 나라는 만기가 100년이 넘는 대출 상품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보통 대출을 끝까지 갚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5년에서 8년 사이에 갚는 걸로 조사됐는데, 중간에 다른 대출로 갈아타거나 집을 팔고 대출을 다 상환하는 등의 케이스들이 많아 실제 만기가 이렇게 길어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DSR 계산 방식이 은행에 따라 다르다는 문제의 논란도 있다.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 중 원리금 균등 방식, 원금 균등 방식 등이 있는데 원금 균등 방식에서 이런 문제가 생긴다. 원금 균등 방식은 빌린 돈 원금을 총 상환 기간 개월 수로 나눈 것이다. 그러면 매달 나가는 원금은 일정한데, 갚으면 갚을수록 이자가 점점 줄어들다 보니 매달 나가는 돈은 조금씩 다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연간 상환하는 원리금 금액이 달라지는데 이걸 어떻게 계산할 건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 어떤 은행에서는 대출 만기까지, 즉 처음부터 끝까지 내는 원금과 이자 합계 / 대출 기간 해서 평균을 내 DSR을 계산하고, 또 다른 은행에서는 실제 첫 해 연도에 빠져나가는 원금과 이자 합계가 얼마 해서 DSR을 계산한다. 이렇게 계산된 대출의 한도가 1억 원 넘게까지 차이 나는 경우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다시 말해 똑같은 연봉, 똑같은 대출, 똑같은 이자율이라도 은행에 따라 대출 나오는 금액이 다르다는 것이다.

은행에서 이 문제에 대해 파악을 한 상태라 은행연합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혼란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의견을 비치고 있다. DSR이 시행된 지 한참이 됐는데도 이런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 원금 균등 방식으로 대출을 잘 안 받다 보니 그런 것 같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