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강습일기3. 자유형 발차기 연습하기

  이상하게 수영장 도착하고나면 신호가 온다. 화장실에 가야하는 신호가... 가뜩이나 촉박한 샤워&탈의 시간이 더 줄어든다.･⊝･ 우당탕탕 정신 없이 준비해서 수영장에 들어가보니, 많은 수강생들이 유아풀장에 앉아있었다. ㅋㅋ 여전한 목욕탕 분위기~ 준비운동을 마치고 풀장 테두리에 걸터앉아 발차기 연습을 시작했다. (강사가 오던 말던 일단 발차기를 하고 있으라던 강사의 지시였다.) 발을 약간 안쪽으로 모아서( / ＼ <- 이런 모양) 발등으로 올려차는 느낌에 집중했다. 앉아서 발차기를 계속 하다보면 왜인지 왼쪽 골반이 땡기고 아프다. 원래 왼쪽 골반쪽이 뚝뚝 소리나고 시원찮긴 한데..

  강사님이 저 멀리서 나타나자, 우리 초보반 수강생들의 발차기가 거세졌다. ㅋㅋ 안하고 있는다 해서 혼나는 건 아니지만 학생 때의 본능일까... 오늘은 벽을 잡고 음파 호흡과 함께 발차기를 해보자고 하신다. 지난번에 연습한 두 가지를 한 번에, 그리고 물 속에서 해보려는 듯 하다. 벽 잡을 때 포인트는 손에 힘을 주지 않고, 그냥 받쳐준다는 느낌으로 잡는거다. 머리는 뒷통수와 등과 일직선이 될 수 있게 최대한 물 속에 넣는다. 

  벽 잡고 연습하는데 음파 호흡과 발차기 그리고 손까지 신경쓰려니 몸에 힘이 훅 들어간다. 그럼 가라앉아버린다. ㅠㅠ 안되겠어서 일단 가볍게 벽을 잡고 머리를 집어넣어 힘을 뺐다. 그럼 자연스럽게 몸이 둥둥 뜨게 된다. 이 때부터 음파 호흡과 함께 발차기를 시작했다. 단계적으로 하니까 좀 나은 느낌? 멀티가 안되는 나는 한번에 여러개를 동시에 하려니 역시 안됐다. ㅋㅋㅋ 반복 또 반복 연습이 필요하다.

  허벅지가 아파올 때 쯤 강사님이 멈추고 모이라 하더니, 발차기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해줬다. 지금 다들 너무 로보트처럼 발차기를 하고 있다고. 관절이 있는 사람인지라 아예 다리를 일직선으로 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무릎을 살짝 굽혀서 5도 정도 구부린다는 느낌으로 발차기를 하랬다. 처음부터 이렇게 알려주지 않은 이유는, 무릎을 살짝 굽히라고 하면 왕창 굽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맞는 말 같았다. ㅋㅋ  알려준 방법대로 다시 발차기를 해보니, 확실히 뭔가 자연스럽게 발차기가 되는 느낌? 플러스로 몸에 힘도 빠지니까 금세 수영마스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ᕕ( ᐛ )ᕗ  

  수업 끝나기 한 10분 전쯤에는, 강사님이 중간 쯤 서있고 우리보고 한명 씩 발차기만으로 자기가 있는데까지 오라고 했다.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벽잡고 발차기하는게 이제 좀 될랑말랑 느낌이었는데 갑자기 그냥 오라고?! 양팔을 슈퍼맨 자세로 한 뒤 양손을 붙이고 자유형 발차기만 해서 갔는데, 잘 됐다. 으잉? 왜 이게 더 쉽지??? 생각해보니 음파 호흡을 안하고 그냥 가니까 더 쉬울만도 했다. 파! 하고 숨 들이쉬러 나올 때 몸이 가라앉게 되는데 이걸 안하니 걍 잘 떠있게 되는 것! 발차기로 앞으로 쭉쭉 나가니까 급 재미가 났다. 신나! 

  수업이 끝나고 아쉬운 마음에 한번 더 발차기를 하고 나왔다. ㅋㅋ 지난 시간에 썼던 수경은 신혼여행지에서 구매했던 것인데, 아무리 조여도 물이 새어들어왔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다른 수경으로 썼건만 여전히 물이 들어왔다. 내 안구 모양이 일반적이지 않은 것인가...

왼쪽이 신혼여행 때 샀던 물안경, 오른쪽이 이번에 산 수영복 세트에 들어있던 물안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