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계란이라서 샀는데..케이지에서 길러진 계란이라니?

언젠가 '계란을 살 때는 난각코드를 꼭 확인하고 사세요' 라는 글을 본 뒤로 계란의 난각코드에 집착하게 됐다.
그 전에는 대충 세일하는 계란 30구를 샀던 나인데...

투명한 뚜껑으로 덮인 계란 30구 같은 경우에는 구매 전 난각코드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 외의 불투명한 포장지의 계란들은 그렇지 못했다. 구입 후 뚜껑 까봐야지만 아는 것이 꼭 세미 도박 수준이다. 

주로 샀던 이마트 계란 30개입

계란을 주로 이마트에서 샀다. 30구짜리 저렴이로 사다보니 난각코드 끝자리는 항상 4였다. 난각코드의 끝자리는 사육 환경을 뜻하는 번호로 1은 방사, 2는 축사 내 평사, 3은 개선된 케이지, 4는 기존 케이지를 의미한다. 저렴이니까 난각코드 끝자리가 4여도 OK였다. 그런데 언젠가 장을 보러 갔더니 30구가 품절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좋은 계란을 사보자 싶어 블라블라 아무튼 좋다고 쓰여있는 10구짜리 2개를 구입했다.

  집에 와 기쁜 마음으로 뚜껑을 열었는데 난각코드 끝자리가 4였다. 당한 기분이였다. 어째서..? 비싼 계란 샀는데! 뭐 목초 먹이고 뭣도 먹였다매! 그 뒤로는 더욱 난각코드에 집착하게 되었고, 이마트의 비싸고 좋다는 계란 대부분이 난각코드 끝자리가 4, 잘해야 3이였다. 

그래, 그러면 도대체 겉 포장지에 쓰인 1등급, 1+등급 계란은 뭔데? 너무 궁금해졌다. 그리고 해답은 이 기사에 있었다.

케이지에 가둬 길렀는데 1등급 계란이라고?…사육환경 반영 못하는 계란 등급 표시 - 소비자가

기사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1. 난각코드의 끝자리는 사육환경 번호를 나타낼 뿐이며 계란 등급과는 무관하다.
2. 동물복지 인증 계란은 난각코드 끝자리가 '1' 또는 '2'이며 제품 포장에 국가인증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별도로 표시한다.
3. 계란 등급은 사육환경이 아닌 신선도와 파각율, 난각 상태 등을 기준으로 매겨지며 난각 코드에는 표시되지 않는다.
4. 계란 등급은 계란 신선도, 파각률, 난각 상태, 중량 등에 따라 품질 등급(1+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과 5개 중량 규격(왕란, 특란, 대란, 중란, 소란)으로 매겨진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

  그러니까 현재로서는 사육환경과 계란 등급은 무관한거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소비자 대부분이 이 사실을 알지 못하며, 사육환경 번호를 등급으로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1등급, 1+등급 계란을 동물복지 계란으로 오인하기 딱 좋다. 나 역시 그랬기에... 앞으로는 이 사실을 꼭 인지하고 내가 자유롭게 방사해서 키운 닭의 '동물복지 계란'을 구입하고 싶은지, 아니면 동물복지는 상관 없고 신선하고 상태가 좋은 계란을 구입하고 싶은지를 따져보는게 좋겠다. 둘 다 원할 수도 있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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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는 왠지 모르게 당한 기분이 들어 어디서 계란을 사면 좋을까 고민했다. 그러다 유기농 제품을 주로 파는 오아시스마켓에서 난각코드 끝자리가 1 또는 2인 계란을 저렴하게 판다고 해서 오아시스마켓을 들어가봤다.

  정말 진짜 완전방사 난각코드 1번 동물복지 계란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요즘은 가격이 좀 오른거라고 한다) 문제는 주문당 10구짜리 계란을 1개만 구매할 수 있었고, 3만원 이상 구매해야지만 배송비가 들지 않았다. 모든 장을 오아시스마켓에서만 본다면 문제 없지만, 우리집은 다양한 루트로 장을 보다보니 애매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아시스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 거길 가보기로 했다. 오프라인이라 좀 더 비쌀 수는 있지만 계란 하나 사고 배송비 내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았다.

그렇게 사게 된 오아시스 유정초란 30개입! 9,900원에 샀다. 이 계란 들고 집에 가는데 왜 이렇게 뿌듯하던지ㅋㅋ 이 계란의 난각코드 끝자리는 2였다. 맛이 좋았지만 초란이라서 그런지 알이 작아 1개 먹긴 부족하고 2개 먹긴 좀 많았다. 그래서 다음에는 동물복지 자유방사 유정란 10구짜리를 샀다. 

후후! 사육환경번호가 1이라구! 동물복지유정란이라구! 아쉽게도 케이스는 찍지 못했다만, 위의 온라인몰의 제품과 같은 제품이다. 가격은 10구에 4,600원이었다. 온라인보다는 비싸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람.

위에 링크한 기사에 따르면 CJ나 풀무원의 경우 동물복지로 시작하는 제품명을 사용해 동물복지 계란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했다고 한다. 그렇구나! 방사해서 키운 닭의 계란을 먹고싶으면 목초 먹인 1등급 계란을 찾을 게 아니라 동물복지로 시작하는 계란을 찾으면 되는구나! 

그래서 이마트몰에서 동물복지 계란이라고 검색해봤다.

이마트에도 많구나! 확실하게 하려면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달고 있는지 확인하고, 겉 포장지에 동물복지라고 쓰여있어도 집에 와서 난각코드를 꼭 확인해봐야겠다. 참...나도 난각코드가 뭐라고 이걸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걸까? 😅 어쨌든 모르고 있는 것보다는 좋을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