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차이의 행복 :: 르그랑 아테오 직사각 스위치 리뷰

 3년 전 이 집에 들어올 때 스위치를 새로 달았던 거라 사실 상태가 새거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그 때는 화이트를 배경으로 블랙 포인트를 주는 컨셉의 인테리어라 스위치, 콘센트를 블랙 톤으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 리모델링할 때는 화이트 앤 화이트로 깔끔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또 처음에 달았던 스위치가 bello 스위치로 나름 값을 주고 산건데 스위치가 뻑뻑해서 누를 때마다 약간 손에 스트레스가 있기도 했다.
  워낙 스위치 상태가 좋았던지라 고민을 좀 했다. 예정에도 없던 리모델링이기도 했지만, 과연 이 집에서 또 리모델링을 할까? 앞으로 여기서 얼마나 더 살지는 모르겠지만 사는 동안 만족도를 좀 더 높여볼까? 그래! 이왕 하는 김에 큰 비용 들지 않으니 교체하자!

  그렇게 교체하기로 마음을 먹고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는 네이버 카페에서 열심히 검색했다. 검색 끝에 르그랑이라는 브랜드를 알아냈다. 제품 라인을 살펴보니 호텔에서 본 듯한 디자인이 있었다. 여기거였구나! 심플한 게 마음에 들어 르그랑 스위치를 구매하기로 했다.

 

르그랑 아테오 정사각 타입

 

호텔에서 본 디자인이 르그랑 아테오 정사각 타입이었다. 스위치의 방향이 좌우가 아닌 상하로 되어있다. 이게 참 마음에 들었는데 보다시피 정사각형 또는 가로가 긴 직사각형이라서 단순히 스위치만 바꾼다고 설치가 가능한 게 아닌 듯 했다. 아쉽지만 이 디자인은 나중을 기약하기로 했다.

 

르그랑 엑셀 스위치

 

그 다음으로 관심 가졌던 르그랑 엑셀 스위치다. 스위치 버튼이 앙증맞아 귀여웠다. 특히 저 베이지 색상이 마음에 들었는데 화이트 앤 화이트 무드로 가기로 했으니 화이트로 정하고 거의 살 뻔 했다. 그런데 후기를 찾아보니 버튼이 작아서 그런지 손가락에 꽤나 힘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었다. 모양도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스위치가 쉽게 눌리냐도 중요했기에 결국 패스.

 

르그랑 아테오 화이트 직사각 타입 (공식 홈페이지 참고)

 

결국 선택하게 된 건 르그랑 아테오 화이트 직사각 타입이다. 뭐랄까 직사각 타입은 세로로 긴 직사각형의 형태라서 그런지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이다.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버튼은 정사각이라서 르그랑의 감성은 유지되는 듯. 

 

르그랑 아테오 소프트알루

 

사실 화이트 앤 화이트 무드를 위해 화이트를 사긴 했는데, 르그랑에서도 특히 아테오 라인은 화이트 보다는 다른 색상이 훨씬 고급진 느낌이다. 역시나 가격 역시 화이트보다 비싸다. 소프트알루 색이나 마그네슘 색이 참 예쁘다. 다들 보는 눈은 비슷한지 구글에서 르그랑 아테오 치면 대부분 소프트알루, 펄알루 등등이 나온다. 화이트는 모아놓은 사진이 없어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했다 😢

을지로에 가서 직접 보고 구매할까 하다가 그냥 인터넷에서 최저가를 찾아 구매했다. 가격이 좀 나가다 보니 집안 전체 스위치 콘센트를 바꾸지는 않고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는 콘센트들은 교체하지 않았다. 

 

거실에 위치한 3구 스위치

 

3구 스위치는 거실에 딱 하나 필요했다. 가격은 25,600원이다. 가까이서 찍지 않은 이유는 벽지 때문이다. 벽지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겠지만, LG 지인 테라피 아몬드우유 실크 벽지로 했는데 너무 약해서? 벽에 작은 티끌에도 쭈글거린다. 😭 아무튼 3구 스위치는 버튼이 3개라 버튼 역시 직사각형으로 배치가 되어있다. 

 

침실과 서재에는 1구 스위치

 

침실과 서재에는 1구 스위치가 들어갔다. 가격은 15,400원씩. 

스위치 켜고 끄는 영상

스위치를 켜고 끄는 영상을 찍어봤다. 구매 전 기대했던 대로 스위치를 누를 때 손가락에 힘이 확실히 덜 들어가서 만족스럽다. 영상에서는 손가락 하나로 눌렀지만, 보통 사용할 때는 세 손가락으로 밀 듯이 누르는 데 이게 더 편하다. 

 

주방 2구 스위치

좌측 : 주방용 / 우측 : 화장실용

 

  사실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스위치는 바로 이 2구 스위치다. 똑같은 2구 스위치인데 오른쪽 스위치는 하단 버튼에 팬 모양의 작은 그림이 그려져있다. 이 스위치 각각의 가격은 19,700원 그리고 20,200원이다. 즉 저 작은 그림의 가격이 500원인 셈이다. 주문할 때는 아 이거 그림 조그만한 거 하나 찍었다고 500원 더 내라는거야? 뭐 큰 비용은 아닌데 좀 그렇다~ 이런 생각이었다. 그래도 어쨌든 500원을 더 내고 구매한 이유는 화장실용으로 쓰기 위함이었다. 기존에는 화장실 스위치가 1구짜리라서 화장실 조명과 환풍기가 같이 켜졌다. 이게 은근히 불편했다. 따로따로 쓰고싶을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2구짜리로 바꿔 달기로 했는데, 집주인인 우리야 초반에만 어느 게 조명 스위치고 어느 게 환풍기 스위치인지 헷갈리고 말겠지만 나중에 손님이 왔을 때는 매번 헷갈려하고 어느 게 조명이냐고 물어볼 것만 같았다. 나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꼭 다른 집 놀러가면 화장실 스위치가 2구 혹은 3구까지 되는 집들이 대부분이었던 지라 결국 모든 스위치를 다 딸깍거린 끝에야 조명 스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이건 머피의 법칙도 아니고? 이런 생각이라 툴툴거리면서도 환풍기 팬 그림이 그려진 2구 스위치를 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웃기게도 스위치를 달고보니 이 500원짜리 팬 그림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난다.😏 조그만 바람개비 같은게 그려져 있으니 그 귀여움에 자꾸만 흐뭇한 미소가 비집고 나오는거다. 이런 게 디자인의 가치인가 싶기도 하고 🤔
  구매할 때는 뭐야 이 500원 차이는? 싶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500원 더 주고 그림 있는 걸 사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볼 때마다 이렇게 기분 좋은데 이건 500원보다 훨씬 남는 장사가 아닌가. 때로는 물건의 가치가 가격 메리트나 쓰임새의 유용함 같은 부분이 아니라 단순히 쓰는 사람을 즐겁게 혹은 웃음 짓게 하는지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어지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화장실 스위치를 켜며 기분 좋게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