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김동률 오래된 노래 콘서트 첫콘 2층 R석 후기❣

무려 5년 전 동행 콘서트 이후로 오랜만에 만나는 김동률 님. 5년 전에도 굉장한 공연 퀄리티에 헉했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이번 공연에는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 게다가 첫 공인데 이 완성도는 무엇인가.. 이번 오래된 노래 콘서트를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작년에는 왜 티켓팅할 생각조차 안했을까? 미쳤다. 그리고 이 공연을 한 번만 보기에는 너무 아쉽다.

공연 시작 30분 전 쯤 도착했다. 포토존에서 사진 좀 찍어볼까~ 싶었는데 줄이 너무나도 길었다. 공연 포스터의 그림과 똑같이 예쁜 피아노 포토존을 만들어뒀더라. 결국 포기하고 기둥마다 있는 저 액자와 인증샷을 찍었다.

R석 2층 D열 끝자리

우리가 앉은 자리는 2층 D열 29, 30번 R석이다. 이번 피켓팅을 대비해 구구펀이라는 사이트에서 티켓팅 시뮬레이션 연습까지 한 보람이 있는 자리였다. 2층 D열은 CEO,  정계 인사 등 VIP가 앉는 곳이란다. 대통령도 2층 1열에 앉는다는!!!!!!!! 소리가 있다. ㅋㅋ 정말 이 자리 너무 좋았다. 공연이 전체적으로 다 보였고, 내 시선에서 김동률님이 정중앙에 있는 걸로 보였다. 이 자리에 앉아서 빛과 소리의 향연을 200% 느낄 수 있었다.

앵콜 곡까지 마치고 끝인사하시는 동률님과 밴드분들

정말 최고였다. 조명과 소리가 어우러져 서로의 매력을 1000% 발휘시켰다. 눈과 귀가 쉴 틈이 없다. 나에게 이번 공연 중 최고의 곡을 뽑아보라면 1부 마지막 곡인 '연극'이다. 빛과 소리가 내 눈과 귀를 꽝꽝 때려댔다. 
피아노, 기타, 오케스트라, 드럼, 색소폰 등등..각각의 소리가 다 같이 어우러질 때, 또 혼자 낼 때 전부 매력적이었다. 그냥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홀렸다. 

지금도 어떻게 한 번 더 볼 수 없을까 싶어 취소표를 매일 보지만 없다 ㅜㅜ 왜 피켓팅 성공했다고 손을 놔버렸을까. 더 구했어야했는데!!!!

  여담이지만 공연에서 처음 선보인 '잔향'이란 곡을 듣고 보면서 (이건 듣는다는 표현으론 안된다) 이런 생각을 했다. '아, 만약 저승이 있다면 지금 이 곡 이 구성대로 날 맞이해주면 좋겠다.' 영화 '코코'를 보면 이승에서 유명했던 가수가 저승에 가서도 매일매일 공연을 하며 저승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데, 그 장면이 오버랩됐다.

  공연이 끝나고 남편에게 이 소리를 했더니 신기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했다고 한다. 소름이 쫙 끼쳤다. 남편의 영향을 받아 동률님 노래는 듣지만 제목은 잘 몰라 잔향이란 제목조차 공연장에서 알았고, 어느 커뮤니티에서도 저런 글을 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뭐랄까 잔향이란 곡을 들으면 천상계 느낌이 아주 많이 난다. 천상계 사람들은 이런 곡만 들을 것 같아.

커튼콜이 끝난 뒤 (뭔가 성당 같아)

  공연 한 달전부터 남편이 공연준비 셋리스트를 만들어 매일매일 틀어준 효과가 컸는지 이번 셋리스트에서 85% 이상은 아는 노래였다. 남편을 만나기 전에 내돈내산으로 유일하게 갔던 콘서트가 긱스 콘서트였는데..(물론 좋긴 좋았다) 남편과 만난 뒤로는 김동률, 서태지, 국카스텐, 이승환 콘서트에 갔더니 눈이 겁나 높아져버렸다. 이제 눈을 낮출 순 없따구..
앞으로 김동률 콘서트는 무조건!!!!! 무조건 가는거라 다짐했다. 이 빛과 소리의 마스터님의 공연을 놓칠 순 없따.

  공연이 끝나고 집 근처 코인 노래방에서 우리들만의 공연 뒷풀이를 했다. 시간이 늦어 2천원 어치만 부르는거다?! 하고 동률님의 곡만 실컷 불렀다. 동률님의 노래는 감상용이지 부르는 용은 아닌 것 같다. 넘나 어려운 것. 음역대가 최저와 최고만 왔다리갔다리 하는 것 같아. 중간은 없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