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키우기 간접 체험하고 싶다면 '개를 낳았다' 웹툰을 보자

네이버웹툰에서 매주 금요일 연재 중인 '개를 낳았다'. 오늘자(2019-09-27) 회차분에 END 표시와 함께 미리보기 회차분이 번외편인 것으로 보아 곧 완결을 앞두고 있는 듯 하다. 만남부터 이별까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 주인공 강아지 '명동이'의 만남부터 이별까지 쭉 연재가 되는 줄 안 독자들이 많은 것 같다. (나 역시도!) 
그러나 최근 작가님께서 유기동물 후원 펀딩을 진행하면서 명동이의 실물이 공개됐는데(아래 사진 참고), 명동이의 마지막까지 연재하려면 지금으로부터 NN년간 더 해야하니, 애초부터 (명동이와) 만남부터 이별까지가 아닌 (반려동물과) 만남부터 이별까지의 에피소드를 다룬다는 뜻의 부제였나보다. 

뭐야뭐야 명동이 이세상 귀여움이 아니네?

(잠깐 명동이의 실물.jpg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사진을 보자마자 띠용?! 했다. 캐릭터도 귀엽긴 했는데, 뭐야 실물 너무 예쁘고 귀엽잖아!!!!!!! 게다가 실물 명동이의 특징을 잘 잡아 캐릭터를 만드셨다. 나는 포메라니안 중에 외모가 뛰어난 경우는 손꼽는다고 생각해 별 생각이 없다가 더 놀람. 입틀막. 명동이 예뻐😍)

다시 웹툰 이야기로 돌아가면, 사실 나는 제목이 마음에 안들었다. 나는 반려동물을 너무 사람처럼 대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키우는 반려동물을 보고 우리 아가, 내 자식 등으로 표현하는 것 말이다. 그 정도로 아끼고 사랑한다는 비유적 표현이겠지만, 어쩌겠나 나한테는 거부감이 드는 걸.🙄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웹툰을 보게 된 건 역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때문이다. 이것 역시 불가항력이다.😅

이제 그만 개를 낳았다 스토리를 이야기해보자. 개를 낳았다 웹툰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어지고,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웹툰을 리뷰하고자 몇 장면을 캡쳐하며 에피소드를 쭉 보니까,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들만 알짜배기로 잘 다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에피소드1. 명동이를 가족으로 들이다] 

먼저 명동이의 보호자 '김다나'다. 사회생활이 어려운 인간 타입으로 집에서 프리랜서로 일한다. 절망의 끝에서 어떤 계기로 강아지를 입양하게 된다. 

 

초반의 이 흑백->컬러 전환 연출이 마음에 들었다. 흑백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았던 다나에게 명동이란 존재는 컬러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명동이는 다나의 세상 구석구석에 생생한 컬러를 입혀준다.

[에피소드2. 강아지공장에서 태어난 너]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 분명 반려동물 커뮤니티 카페에서 가정 분양으로 알고 입양했던 명동이는 사실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났던 것. 거기다 이미 아픈 강아지를 분양했으니 이건 분명한 사기다.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은 건강한 게 기적이다. 비위생적인 공간에서 강제적인 교배로 태어났으니 건강할리가 있나?

[에피소드3. 쉽게 버려지는 자식같은 강아지] 

 

명동이가 다니는 동물병원에 강아지를 유기하고 떠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나). 남기고 간 쪽지 내용이 가관이다. 자기 자식처럼 사랑으로 키운 아이를 길바닥에 버리고 간다? 자기 자식 같은 강아지 수술 시켜줄 형편이 안된다고 버린다? 사람인 자식이 다리가 부러졌다고 자기 자식을 버리는 사람이 있던가? 보통은 빚을 내서라도 수술을 하겠지. 정말 자식처럼 생각할 거면 금전적인 각오도 했어야 한다.

무사히 수술을 마친 미미는 유기견 공고 기간이 끝나고 동물병원 의사선생님께 '정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입양된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가 미미 보호자라며 찾아온 인간은 몰염치하게도 강아지를 돌려달라고 한다. 어디 안보이는데로 입양 보냈으면 자기가 포기했을텐데 자꾸 눈에 보여 안되겠다며 찾아온거다. (다리 다 고쳐놓으니 내놓으라네)

크 스트롱 사이다 선생님! '정이'는 기본적인 케어를 전혀 못받았던 강아지여서 선생님이 더 불같이 화내셨다. 정이가 자꾸 앞으로 고꾸라지는 이유는 산책을 하지 않아 다리 근육이 발달하지 못해 그런 것이며, 귀속은 청소해주지 않아 귓병나기 일보직전이지 털은 엉켰지. 그러면서 자식처럼 예뻐하며 사랑했단다.

[에피소드4. 주인의 학대를 받는 그 강아지] 

명동이를 키운 이후로 다나는 동물들에게 더욱 관심을 쏟게 된다. 시골 부모님댁 근처를 방황하는 한마리의 개. 한눈에 보기에도 비쩍 마르고 상태가 영 안 좋다. 거기다 새끼 때 쓰던 목줄을 계속 쓴 건지 목줄이 점점 개의 목을 파고들고 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주인이 있는 개다. 구조하고 싶어도 보호자가 있어 함부로 구조할 수도 없다. 또라이 같은 보호자(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인간)에게 결국 허락을 받아 이 개를 구출하는데 힘쓴다.

[에피소드5. 덕진이 너도 우리 가족이야] 

시골 부모님댁에서 살고있는 사랑스러운 개 '덕진'이다. 명동이를 책임지고 키우게 되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다나. 덕진이에게 마음이 자꾸 쓰인다. 지금부터라도 덕진이에게 더 잘해주고 가족의 일원으로서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다나. 내가 개를 낳았다에서 나온 강아지 친구 중에 제일 예뻐한 친구다.

[에피소드6. 혼자 사는 직장인이 키운다면] 

아마도 에피소드 중에 가장 관심이 뜨거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창이 늘 찬반토론으로 가득했으므로. 혼자 자취하는 직장인이 계획 없이 강아지를 기르며 겪은 이야기다. 정말 현실 그 자체였다. 반려동물 친구들은 인터넷 속 사진으로만 보면 마냥 예쁜 존재다. 하지만 그 존재가 현실의 삶 속으로 들어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삶에 제한이 생겨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늘어간다. 그런 각오 없이 반려동물을 키우겠다고 덤비면, 결국 고꾸라지고 만다.  (나 역시 포함이다.) 고꾸라진 보호자들은 어떤 방법으로 다시 일어날까? 위 그림 속 '주희'는 어쩔 수 없다며 재분양이라는 방법을 택했다. 그나마 재분양된 곳에서 강아지가 사랑 받으며 지낸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에피소드7. 잘가, 고마웠어. 또 만나자] 

노령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가장 관심이 갔던 에피소드다. 다나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민영이다. 강아지 대모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지인이 민영의 집앞에 버리고 갔던 '노이'라는 아픈 노령견을 키운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아팠던 '노이'를 키우게 되면서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된다. 늘 곁에서 케어가 필요한 상태라 직장도 그만두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하루의 대부분을 노이에게 쓴다. 민영이는 노이로 인해 돈은 돈대로 쓰고, 주변의 사람들도 멀어져가 힘들고 괴롭지만 또 '노이'를 보며 힘을 내는 게 민영이다. 민영이는 노이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까? 

에피소드 순으로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정말 만남부터 이별까지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이 웹툰을 정주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웹툰을 보고난다면 반려동물이란 존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쓰다보니 완전 진지톤이네. 그렇다고 웹툰이 마냥 무거운 이야기가 아니다. 분명 재미도 있기에 끝까지 볼 수 있었다. 😁

개를 낳았다 단행본도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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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dada_2968)님의 공유 게시물님,

2019 9월 6 11:15오후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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