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 잔 땡길 때 등촌역 맛집 '미식가'

오랜만에 동네 음식점을 새로 뚫었다. 바로 '미식가'. 사실 이 곳을 발견한 지는 꽤 됐는데 이상하게 타이밍이 계속 안맞아 못 먹었다. (갔는데 문 닫는 날이라던가 이상하게 이 쯤 있었는데 도저히 위치를 찾지 못한다거나). 좀 외진 곳에 있기도 하고 가게가 눈에 잘 안 띈다. 간판을 찍었는데 그 옆에 주소까지 찍혔네? 구우웃!

애정하는 목3동시장 주변의 식당을 구경하다가 아래 메뉴 입간판에서 뭔가 맛집의 향기를 느꼈더랬다.

 

일요일이 휴무였군. 일요일에 시장을 자주 갔나보다. 

드디어 입성한 우리는 메뉴를 2가지 골랐다.

 

 

바로 소고기 찹쌀구이와 매운 크림파스타다. 미식가는 메뉴가 단촐하다. 대충 파스타가 4가지, 오믈렛, 볶음밥, 요리 메뉴가 2가지가 끝이다. 메뉴판도 보면 한페이지 당 한 메뉴만 써있다. 사진 있어서 좋다. 게다가 글씨도 짱 커. 어르신들이 좋아할 듯 하다.

 

메뉴판 사진과 그대로인 음식이 나왔다. 소고기 찹쌀구이가 먼저 나와 생맥주와 함께 먹었다. 비쥬얼이 탕수육스러운데, 맛은 육전과 비슷하다. 새롭지만 익숙한 느낌? 깻잎채와 샐러드 그리고 소스가 같이 나오는데, 나는 전부 같이 먹는 것 보다는 깻잎채+소스+소고기 or 샐러드+소고기 이렇게 먹는 게 좋았다. 그리고 전자가 깻잎향 덕에 더 풍미 좋았다. 간단한 술안주로 딱이며 자극적이지 않다. 

매운크림파스타에도 깻잎이 뿌려져있다. 사장님이 깻잎덕후인가봐. 이것도 맛있었다. 크림파스타는 자주 먹어봤으니 예상하는 맛이 있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크림파스타 상급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크림 맛이 진하고 느끼하지 않다. 적당히 매콤해서 매운거 못 먹는 사람 (=나)도 잘 먹을 수 있다. 빵이 마늘빵? 같았는데 부드러워서 크림 찍어 먹으니 이 맛이로구나 했다. 빵 옆에 있는건 첨엔 뭔지 몰랐다. 뭐지? 쿡 찔러보니 몰랑몰랑하네. 치즈인가? 아니네 계란이네! 수란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수란을 잘 풀어 비벼 먹으니 더 부드러웠다. (사실 수란 비비기 전에 안 먹어서 모름) 

생맥주를 마시는데 맥주통이 깨끗한지 맥주가 맛있었다. 보리맛이 구수~해! 맛있어서 남편은 500ml를 두 잔 마셨다. (위장허접이인 나는 300ml만 먹었다.)

다음에 재방문할 의사가 100%인 곳. 여기는 메뉴가 적어 모든 메뉴 도장깨기가 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