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이사적응기 Day4 - 크레이트 훈련하기

  어제는 단 둘이 보낸 하루가 너무 힘들었나보다.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하고 계속 잤다. 그런데 뭉치가 낑낑대는 소리가 계속 들려 깰 수밖에 없었다. 일어날 힘이 없어 짝꿍에게 카톡으로 물어봤다. 

「작은 방 문 닫아뒀어?」 

「아니, 켄넬에 넣어두고 켄넬 문 닫았어.」

「흠, 아직 켄넬이 익숙치 않은데 갇혔다고 나쁜 인식 생기지 않을까?」

「인터넷에서 찾아보니까, 낑낑거릴 때 불쌍하다고 꺼내주지 말라더라구.」

「아 그래?」

「응. 음.. 그건 보호자가 옆에 있을 때 좋은걸까? 일단 열어주고, 나중에 작은 방에 같이 있을 때 시도해보자!」

 

바로 가서 켄넬 문을 열어준 뒤 쓰다듬어주었다. 혹시 켄넬에 대한 나쁜 인식이 생길까 싶어, 켄넬에 간식을 뿌려 먹게 했다. 그런데 계속 안기려고만 하고 집중을 너무 못한다. 왜 그러나 싶었는데 소변을 참고 있었나보다. 현관 근처로 가서 쉬야 실수를 했다. 뭉치는 배변이 급하더라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싸려고 하는 것 같다. 혹시 더 쌀까 싶어서 배변판에 올려두었을 때는 싸지 않더니, 잠깐 안 보는 사이에 똥을 쌌다.

똥을 싼 위치는 배변판과 창고 사이.

  어쨌든 집에서 똥을 싸니 참 다행이다. 뭉치가 실외 배변만 하는 건 곤란했다. 점심을 먹은 뒤 크레이트 훈련을 다시 시도 했다. 켄넬 안에 간식을 넣어두면 뭉치가 들어간다. 뒷 발은 켄넬 밖에 내놓고 상체만 들어가 먹고 있을 때는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살짝 밀어 들어가게 했다. 몸이 전부 들어가고 나면 소리나지 않게 문을 닫고, 그 앞에 있어줬다. 낑낑대다가, 간식 있나 킁킁댔다가를 반복한다. 엎드려 쉬지 않고 열어달라고 문을 앞발로 긁어댄다. 앞에서 계속 관심을 가져줘서 그런걸까? 크레이트 훈련을 마치고 짝꿍에게 물어보니, 안에 넣어두고 뭉치가 볼수 있는 위치에서 무관심하게 다른 일을 하는 게 포인트인 것 같다고 한다. 다음 번엔 그렇게 해봐야지!

배변유도는 이렇게 하자

늦은 오후, 자고 일어난 뭉치가 물을 먹었다.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배변판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나는 코너에 숨어 뭉치를 안 본 상태에서 【빨리빨리】 키워드를 반복해서 말했다. 꽤 오래 올라가 있긴 했지만 소변은 보지 않았다. 키워드를 말하는 게 관심을 준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침에 짝꿍이 배변 유도에 성공했다고 해서, 다음번에는 아래 방법을 따라해보기로 했다.  

 

    1. 뭉치가 자다 깨면 바로 배변판에 올려 놓는다.

    2. 옆에서 핸드폰 보며 직접적으로 보지 않는다.

    3. 뭉치가 내려오면 다시 올려 놓는다. (반복)

    4. 소변을 보고 내려오면 폭풍 칭찬과 함께 간식을 준다.

 

 짝꿍과 상의하여 배변 유도 시 키워드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뭉치는 사람이 보지 않을 때만 배변을 하려고 하는데, 키워드를 말하면 관심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켄넬 문 닫는게 좋은걸까?

  저녁에 크레이트 훈련을 또 했다. 보통 강아지가 켄넬에 스스로 들어가게 되면 적응 했다고 보고, 다음 단계인 켄넬에 있는 시간 늘리기를 하라고 한다. 그런데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라고 하는데, 어느 시점에 시간을 늘려야할 지 잘 모르겠다. 게다가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강아지가 나오고 싶어할 때도 열어주지 않는 방법으로 훈련하라고 한다. 현재 뭉치 상태에 맞는 방법일까?  들어가긴 하지만 금세 나와버리니. 어떤 블로거가 보듬교육을 받고 온 후기를 적어뒀는데, 크레이트 훈련 시에는 강아지가 갇혔다고 느끼지 않는 게 포인트라는 내용이 있었다. 강형욱 훈련사의 교육방법이니 일단 신뢰가 갔다. 그리고 강제성이 없는 방법인 것 같아서 좋아보였다. 우선 뭉치가 켄넬을 쉬는 곳으로 인식하도록, 당분간은 문을 닫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뭉치가 켄넬에 엎드려 쉬게 된다면 그 때부터 문을 닫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다양한 훈련 방법을 참고해 뭉치에게 맞는 방식으로 훈련을 하는 게 좋을 듯 하다.

기적의 바리케이트

  어젯밤처럼 뭉치가 침실 문을 계속 긁고 낑낑대면 어쩌나? 그렇다고 침실에 들이고 싶진 않고. 짝꿍도 더이상 작은 방 바닥에서 자긴 힘들텐데..고민 끝에 침실 문을 열어두고 바리케이트를 만들기로 했다.  강아지용 안전 펜스를 사서 달면 편할테지만, 당장은 없으니 대체품을 만들었다. 화장대 의자 2개와 긴 박스로 만든 바리케이트! 뭉치가 넘어오지는 못하지만 방 안은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의 높이다. 뭉치가 어느 정도 방을 들여다봤다 싶길래, 이제 너도 가서 자라고 했더니 자기 방으로 돌아간다. 허. 이게 웬 일이래? 진작에 이렇게 할 걸 그랬다!

 

기적의 바리케이트ㅋㅋ 그리고 왼쪽에 쪼꼼 보이는 뭉치 배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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